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의료 지원이 올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 한국의 대북 의료 지원은 지난 해의 8분의 1 수준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크게 줄어든 것과 맞물려 북한 내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최근 민주당 송영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 내 보건의료 분야의 대북 지원은 지난 해의 8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대북 의료 지원은 지난 2000년 1천 3백만 달러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해 5천7백만 달러까지 확대됐지만 올해 상반기엔 7백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의료 지원도 2004년 3천6백만 달러로 최대를 기록한 뒤 2007년까지 4백만 달러 수준을 유지했지만 2008년엔 전년대비 10분의 1 수준인 40만 달러로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 대북 의료 지원이 크게 줄어든 것과 관련, 한국 정부 당국자는 “유성진 씨 억류 사건에 이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대북 지원 물자 반출과 방북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내 56개 대북 지원단체들의 모임인 대북협력 민간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북한의 로켓 발사로 한국 정부의 방북 제한 조치가 취해진 이후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방북을 신청한 인원 3백40명 중 실제 방북 승인을 받은 이들은 60명에 불과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의 반출 승인을 받지 못해 인천항에 쌓아둔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물자는 수술기구와 병원 설비자재 등 24억원어치에 이릅니다.

대북 지원단체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관계자는 “지난 4월 준공한 평양 만경대 어린이종합병원에 들어갈 의료장비 2억원어치를 준비해놓고 반출 승인이 나지 않아 의약품만 들여보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저희의 경우 어린이들이랑 산모 진료하기 위한 진료장비 반출이 현재 막혀있는 상황이거든요. 현재 한국 정부는 의약품과 기존에 장비 넣었던 것에 소모품 넣는 정도를 승인해주고 있거든요. 진료를 할 수 있는 장비 없이 무작정 약만 먹일 수 있는 게 아닌데..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 라고 말은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렇게 안되고 있어요”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지속적인 감시(모니터링)가 필요한 의료장비나 병원 설비보다는 필수의약품 위주로 반출을 허락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북 제재 등으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영양 공급이 필수적인 어린이나 환자 등 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에서 어린이 영양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족사랑나눔 관계자는 “외부로부터 식량이나 의약품 지원이 줄어들 경우 만성적인 영양 부족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아무래도 면역력이 약해지니깐 우리 같으면 쉽게 나을 수 있거나 아예 걸리지 않을 수 있는 병이 북한에선 죽기도 하고 쉽게 감염도 되니깐요. 그래서 저희 단체에선 지속적으로 영양 급식도 하고 비정기적으로 의약품이나 의료기도 지원하고 있구요. 북한의 경우 의약품이 아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달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에서 발생한 유행성 장염과 설사병 치료를 위해 7천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방북과 물자 반출에 대한 선별 허용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남북관계 상황을 봐 가며 전면 허용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