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최근 조건부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진의가 불분명한 만큼 5자 간 협의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유 장관은 또 미-북 양자회담이 이뤄져도 6자회담이 양자 간 합의를 단순히 추인하는 과거와 같은 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8일,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6자회담에 조건부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그 진의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5자 간 협의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 이후 북한이 표명한 핵 문제 관련 입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북한의 진의가 아직 불분명한 만큼 5자 간의 협의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 장관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대화 용의를 표명하면서도 핵 개발 활동을 지속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유 장관은 이어 “관련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의 충실한 이행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 장관은 이와 함께 미국과 북한 두 나라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양자 접촉의 성격에 대해서도 거듭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 장관은 양자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6자회담이 미-북 두 나라가 합의한 것을 단순히 추인하는 과거 방식은 북한을 제외한 5자가 모두 원치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에 돌아오는 것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점은 미국이 여러 번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미-북 양자 접촉은 6자회담 틀 내에서 한다든가, 또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오기 위한 것이라든가, 이렇게 자꾸 미-북 양자 접촉의 목적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그러한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 장관은 “북한이 대화에 복귀한다고 해서 제재를 푸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게 5자의 동일한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이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 데 따라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2차 핵실험에서 비롯된 상황 변화로 2.13과 10.3 합의도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못박았습니다.

“두 차례나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마치 아무 것도 없었던 듯이 6자회담에 돌아와서 같은 프로세스를 할 수 있겠느냐 그런 측면에서 2.13 합의, 10.3합의, 사실 의미가 없어졌어요.”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평양 방문 때 중국 측이 약속한 대북 지원이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해 유 장관은 “중국은 1874호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다만 1874호는 인도적 지원과 개발협력은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장관이 5자 간 협력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9일과 10일 잇따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유 장관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국 간 정상외교를 통해 북 핵 협상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협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정상외교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 결과와 대응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북 핵 해법으로 제안한 ‘그랜드 바겐’ 구상을 중국과 일본 두 나라에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