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우상화 하는 문건을 입수했다며 문건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지난 달 북한에서 공개된 벽보 사진과 함께 김정은으로의 후계 작업이 사실상 본격화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작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5일 북한 정권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내용의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 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인민무력부 또는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사용되는 자료로 보인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총 2천8백자가 넘는 이 문건은 김정은을 ‘존경하는 김정일 대장 동지’로 지칭하면서, 그가 아버지 김정일을 꼭 빼어 닮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문건은 또 김정은이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재직 시절 정확도가 높은 새로운 군사용 지도를 만들어냈다며, 그를  ‘천재적 영지와 지략을 가진 군사의 영재’라고 찬양했습니다.

문건은 특히 혁명의 위업을 지키고 제국주의의 책동을 막기 위해서는 ‘영도를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달에는 타이완의 한 사진작가가 원산에서  ‘백두의 혈통을 이은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라는 문구가 새겨진 벽보를 촬영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서울의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 번 벽보에 이어 이번에 공개된 김정은 우상화 문건을 볼 때 북한이 내부적으로 주민들을 상대로 후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입니다.

“북한의 후계자 문제는 김정은으로 확실히 확정됐고, 이제 김정은의 활동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후계체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아직 공식적인 직책이 없는데다 ‘3대혁명 소조’ 같은 가시적인 업적이 없는 점을 들어 후계 작업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북한의 최근 흐름을 볼 때 김정은의 직책 문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정창현 교수는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김정일을 지칭할 때 70년대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선군사상과 선군정치의 영향을 받아 김정은 대장이라고 하는 호칭으로 결정이 된 것 같습니다.”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정은이 아직 이렇다 할만한 업적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탈북자 출신으로 과거 서울의 북한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김승철 씨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이 김정은을 ‘군사적 천재’라며 군사 분야를 강조하는 것은 업적을 쌓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운이 후계자가 되려면 업적을 쌓아야 하는데, 주민들에게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선택해야 하는데, 경제 분야는 안 되고, 이념 분야도 지금 새 이념을 만들 여건도 안 되고 그러다 보면 상징성이 가장 높은 선군 뭐 이런 거잖아요.”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금은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단계를 지나 주민들을 상대로 권력세습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당위성을 설득하는 이른바 ‘교양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후계 작업은 지난 해 8월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시작됐습니다. 특히 지난 1-2월 북한 관영 `노동신문’이 ‘백두의 혁명전통 계승’을 강조하자, 미국과 한국 정보 당국은 이를 북한에서 후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세 번째 부인인 고영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고영희는 재일교포 출신으로 과거 만수대예술단 무용수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일 권력이 김정은으로 넘어갈 경우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째 부자세습이 이뤄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