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전임 노무현 정부 시절 만들었던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를 제도적으로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7일, 전임 노무현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을 변화된 남북관계 상황에 맞게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2007년에는 정상회담 하고 여러 가지 형태의 대북 사업들이 합의되고 한 그런 조건에서 그런 것들이 전제가 돼서 기본계획이 수립됐었는데 2008년 와서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이 전혀 다른 태도, 그런 식의 상황이 되니까 기존 기본계획을 갖고 연도별 시행계획인 2008년 시행계획을 만드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논란이 계속 있어왔고 그런 상황이라면 상황 변화에 맞게 기본계획 자체를 수정도 검토해야 되지 않느냐 그런 의견도 있었거든요.”

이 기본계획은 대북정책 철학과 남북관계 발전 방향의 비전을 담은 5개년 계획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국회 여야 합의로 채택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지난 2007년 11월 마련된 것입니다.

기본계획에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 경제공동체 초기단계 진입, 민족 동질성 회복 노력, 인도적 문제의 실질적 해결, 남북관계의 법적 제도적 기반 조성, 그리고 대북정책 대내외 추진 기반 강화 등 7대 전략 목표가 담겨 있습니다.

또 이런 5년 단위의 기본계획에 따라 정부가 연도별 시행계획을 해마다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지난 해에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만들지 못했었습니다.

이종주 부대변인은 현재 법률 자체를 수정하는 방안에서부터 기본계획까지는 그대로 두고 상황 변화에 맞게 연도별 시행계획만 새롭게 만드는 방안 등을 놓고 의견수렴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앞서 6일 국정감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을 현실에 맞게 수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런 기본계획 수정 움직임이 남북관계의 상황 변화 보다는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철학이 과거 정부와 다른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그동안 정책기조에 머물렀던 비핵.개방.3천 구상과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북 핵 해법으로 제시한 그랜드 바겐 구상을 제도적으로 구체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이라는 큰 구상을 얘기를 했고 그런 구상들을 제도적으로 구체화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고 이게 가장 제도화된 형태의 대북정책이니까요.”

반면 남북관계 경색과 북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입니다.

“국내 정치적 이유 때문에 남북관계가 제대로 나가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한 법인데 지금 고치려는 취지는 법 정신은 존중하되 법대로 안 되는 부분 그러면 비법적인 상황이 생기거든요, 정부가 법을 지키지 않는 상황,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야 할 상황 이런 것 때문인 것 같은데, 법 정신은 바람직하다 유지돼야 한다 이렇게 봅니다.”

그동안 정부 안팎에선 지난 해 연도별 시행계획이 만들어지지 못하면서 사실상 이 법이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