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북한의 인권 실태를 분야 별로 자세히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 사이 탈북한 북한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범 수용소와 고문, 아동, 여성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이번에 북한 내 인권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냈는데,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입니까?

답)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인권시민연합과 한국의 대한변호사협회 공동대표단이 지난 3일부터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7일에 제네바에서 열릴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보편적 정례 검토회의를 앞두고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각국 정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인데요. 이번 활동을 위해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보고서를 작성한 것입니다.

문) 이번 보고서는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까?

답) 네. 4가지 큰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정치범 수용소와 고문 실태, 아동권과 인도지원품 전용 실태, 그리고 여성권과 성차별 실태 등입니다.
 
문) 그동안 미국 등 일부 국가와 유엔, 국제 인권단체 등에서 북한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보고서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내용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 각 주제별로 실태를 기술한 것은 과거 북한인권 보고서들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다만 최근 탈북한 북한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어린아이들의 학교 출석률, 아동지원품 전용, 여성 문제 실태를 밝히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문)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먼저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내용은 어떤 것인가요?

답) 북한에서 어떻게 정치범 수용소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또 어떤 정치범 수용소들이 있는지 등 최근 실태가 담겨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47년 북한에 17개의 ‘특별노무자 수용소’가 있었는데요, 당시 수용소 수감자들은 가족과 면회를 하거나 수용소 감독의 허락 아래 영화도 보러 갈 정도로 자유로웠다고 합니다.

문) 오늘날 정치범 수용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요?

답)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오늘날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북한 내 수용소 중 가장 심각한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심각한 노동과 영양부족, 처벌, 태아 살해, 여성 수감자에 대한 성적 유린과 살해 실태 등 과거 북한인권 보고서에서 지적한 내용들이 다시 강조되고 있습니다.

문) 고문 실태에 관한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죠.

답) 북한에 대한 고문 실태가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의 변화 추이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보고서는 특히 2004년 이후, 북한이 형사법과 형사소송법을 수정하면서 수사 행태가 개선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2004년 이후 체포됐던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이, 심하게 구타하거나 고문을 당하지 않았고, 수용소 상황도 약간 개선됐다고 증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수용소에서 구타나 고문이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북한의 많은 지역에서 구타나 고문이 자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아동권과 인도지원품 전용 실태는 어떤 내용입니까?

답) 우선 아동권과 관련해 보고서는 북한 어린이들이 엄청난 경제적 부담은 물론,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학교교육이 무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북한 어린이들은 숙제라는 명목으로 학교에 물자를 가져 가거나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교육과 사기 진작을 이유로 어린 학생들을 강제노동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적으로 노동이 가능한 최소 나이는 16살이지만, 실제 조사를 해보면 이보다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 의해 국가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 어린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큰 부담이 될 것 같군요?

답) 네. 보고서는 과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영양부족으로 북한 어린이들이 학교에 잘 나가지 않았는데, 2000년대 초반과 중반 사이에는 학교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부과되는 과도한 잡비나 노동 같은 것이 저조한 출석률의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 같은 이유로 학교를 불신하게 되고, 따라서 단순히 학교를 빠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자체를 거부하거나, 현 교육 체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저조한 출석률은 과거 일부 지방에 국한됐는데, 이제 전국적인 사회적 풍조가 됐다며, 그 결과 북한의 문맹률은 증가하고 있고, 북한 젊은이들의 학문적 성과는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인도지원품 전용 얘기를 해 보죠. 인도지원품 전용 의혹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답) 그동안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식량이 군대에 전용된다는 의혹은 많았지만 북한 어린이에게 지원되는 물품들에 대한 조사 내용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인터뷰 했던 탈북자 어린이들 중 어느 누구도 쌀의 형태로 무상지원을 받은 일이 없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지원된 쌀 등 곡식이 한국, 유엔, 적십자사 표시를 그대로 단 채 암시장에서 거래됐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또, 인터뷰한 어린이들 모두 캔에 든 고기나 생선 같은 것은 보지 못했거나 받아본 일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보고서는, 캔 음식은 오랜 기간 보존이 가능하고 이동이 쉬워서, 평양이나 특권층 어린이들이 있는 유치원 등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적고 있습니다.

문) 그동안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빵이나, 영양과자, 두유 등을 지원한다고 하는 국제단체들이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 이들 지원품은 어떻게 됐나요?  

답) 우선 고열량 과자의 경우, 1990년대 말 이전에는 최소한 유엔 관리들의 감독이 있었던 지역에서는 본래 의도대로 각 학교 어린이들에 전달이 됐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의 직접 감독이 없는 곳에서는 유치원 아이들만 과자를 받았고, 나이가 많은 어린이들은 선생님에게 돈을 주거나 혹은 시장에서 구입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무상지원 돼야 할 물자가 시장 물건으로 둔갑을 했군요?

답) 네. 1990년대 말 이후에는 유엔 세계식량계획과 다른 비정부기구들이 북한에서 직접 과자 생산을 지원했는데요. 이 때도 과자가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지원되지 않고, 시장에서 팔렸습니다. 특히 세계식량계획이 공장에 물자를 갖추고 북한 관리들에게 공장 운영을 넘기면서, 유엔 과자가 시장에서 팔리는 성향은 더 일반화 됐습니다. 인터뷰한 북한 어린이 중 몇몇은 유엔 과자가 일반 대중들에게도 인기를 끌어, 공장에서 시장이나 국영상점에 유엔 과자를 내다팔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밖에, 어린이들이 부패한 의료진들에 의해 건강관리를 제대로 받을 수 없고, 불법 마약생산에 동원되며, 군대에 동원되고 있는 실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여성권과 성차별과 관련해서는 실태가 어떤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답)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에 대한 폭력이 공공연한데도 관련 법규가 제한적이거나 전무하다는 지적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형법은 강간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요,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인터뷰한 모든 여성들은 학대 받는 여성을 위한 법규나 특별 조치가 전혀 없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인터뷰에 응한 북한 여성은 지난 해 북한을 떠났으니 현재도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여성 학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곳으로 군대를 꼽고 있는데요, 군대가 남성중심인 만큼, 성적 학대나 폭력이 제대로 보고 되지 않고 위험하기 까지 하다는 지적입니다.

문) 수용소 내 여성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아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인터뷰한 여성들은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수용소에 수감됐던 사람들입니다. 북한이 형법을 개정한 이후인데요, 그러나 여전히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었습니다. 흔한 인권 유린 행위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리자면요. 강제북송 후 발가벗겨진 채 수색을 당하거나, 임신한 경우 강제 낙태를 당하는 일입니다. 비누나 수선, 칫솔은 물론이고, 위생대 같은 것도 지급받지 못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나무 막대기나 쇠 막대기 같은 것으로 구타를 당하기도 합니다. 보고서는 이 밖에, 여성에 대한 교육과 고용의 차별도 적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