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 총리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어제 (4일) 시작돼 내일 (6일) 끝나는 원 총리의 이번 방북이 북한 핵 문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의 이번 북한 방문은 중국 정부 정상급 인사의 방북으로는 지난 2005년 10월 후진타오 국가주석 이후 4년 만의 일입니다.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은 특히 북 핵 문제를 둘러싸고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핵심 관심사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될지 여부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한국 서강대학교의 안찬일 교수는 최근 북한의 대외정책이 유화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 기회에 6자회담 복귀를 천명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 성의를 보여야겠고, 특히 미국에도 성의를 보여야겠고 이번 원자바오 평양 방문이 기회가 좋으니까, 그렇게 분명히 천명하지 않을까 그렇게 전망합니다.”

실제로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지난 몇 달 간 조금씩 변해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6자회담에 절대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달 18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 및 양자 회담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해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중국 전문가인 더글러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를 분명히 밝히기 보다 ‘다자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식으로 말을 애매하게 얼버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팔 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유화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한 전술적 차원의 변화일 뿐 본격적인 정책 선회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또 다른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달 다이빙궈 특사에게 ‘양자 및 다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은 ‘미국과의 양자회담’ 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며, 6자회담 복귀를 천명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말 평양을 방문한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밥 칼린 연구원 등에 따르면 북한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보즈워스 특사 방북은 ‘평양이 하기 나름’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만일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천명하고 비핵화 의사를 보인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오바마 행정부로서도 보즈워스 특사를 평양에 보내기 힘들 것이라고 헤리티지재단의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을 바란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북한에서 그 같은 신호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못지 않게 그가 평양에 가서 ‘누구를 만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에 간다면 핵 문제에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고위급 인사를 만나야지 그렇지 않으면 안 가느니만 못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