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평양 방문 이틀째인 5일 저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주요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현재 최대 관심사는 김 위원장이 원 총리에게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여부지만 자세한 소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5일 저녁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그러나 회담에서 어떤 문제들이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관측통들은 중국 총리로는 18년 만에 처음 평양을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의 이번 방북에서 최대 관심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해 진전된 입장을 밝힐지 여부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달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다이빙궈 외교 담당 국무위원에게 핵 문제와 관련한 양자 및 다자 회담 참석 용의를 밝혔지만 다자 회담이 6자회담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관측통들은 이번 방북 중 중국 측이 북한과의 각종 경제협력 협정 등을 매개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전망해 왔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 지원 및 원조를 약속하고, 그에 대한 화답으로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 총리는 5일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앞서 함께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 우호의 해 행사 폐막식에 참석해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원 총리는 폐막식 연설에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 총리는 이에 앞서 5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원 총리는 “북한과 중국은 경제발전과 인민의 생활을 개선해야 하는 중요한 의무에 직면해 있다”며 “양국 간 우호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원 총리는 이날 오전에는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묘를 참배했습니다. 열사묘는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위치했던 곳으로,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의 장남으로 한국에서 숨진 마오안잉 등 1백34 명의 지원군이 묻혀있습니다.


원 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전날인 4일에는 북한 측과 경제, 무역, 교육, 여행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협정서에 서명했습니다.

협정들을 살펴보면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문서’, ‘경제기술협조협정’, ‘교육기관간 교류협조 합의서’, ‘소프트웨어 산업분야 교류.협조 양해문’, ‘중국 관광단체의 조선 관광 실현에 관한 양해문’ 등입니다.

이 가운데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 문서에 식량과 에너지 지원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또 압록강변에 새로운 도로와 교량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중국은 단둥에서 신의주를 잇는 기존의 압록강 철교만으로 늘어나는 북-중 교역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2007년 초 북한에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제안했지만 그동안 합의를 보지 못했었습니다.

중국 측이 이 다리 건설에 적극성을 보인 것은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비해 북한 진출의 교두보를 더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북한 역시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필요한 무역 확대와 신의주 개발을 위해 이번에 합의를 한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하는 데 경제 문제가 굉장히 시급한 거잖아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은 무역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신의주 개발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옴으로써 새롭게 돌파구를 찾는 그런 시점에 있는데 그런 차원에서 지금 단둥하고 신의주를 연계함으로써 북한이 노리는 무역 확대와 신의주 개발 이런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원 총리는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도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원 총리가 4일 북한 인민문화궁전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공동 주최한 환영연회에 참석해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북한의 동지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측도 원 총리를 극진하게 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원 총리가 4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마중을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고, 인민문화궁전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공동 주최한 환영연회에는 북한의 당과 내각의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이종주 부대변인 입니다.

“어제 북한 언론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과 관련한 보도를 연이어 하고 있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공항 도착에서부터 시작해서 가극 ‘홍루몽’ 공연 관람, 김영일 북한 총리와의 주요 협정 조인 등 일정별 주요 내용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원 총리에 대한 북한 당국의 환대는 북 핵 문제로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과시하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