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영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북한을 경유해 러시아 시베리아 산 천연가스를 도입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한국가스공사는 해상으로 가스를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가스관 건설과 배관통과 수수료 등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놓치게 되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 먼저 한국가스공사 측이 밝힌 내용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네, 한국가스공사의 주강수 사장은 지난 29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시베리아 산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방법과 관련해,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 방식(PNG)대신 액화천연가스(LNG) 형태로 해상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주 사장은 이 같은 결정은 한국과 러시아 두 나라가 합의한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 해 9월 말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2015년 이후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 방식을 최우선 대안으로 검토하기로 했었는데요, 약 1년 만에 최우선 순위가 해상운송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한국 정부가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데다 예상치 못한 비용 문제까지 겹치면서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가스공사의 주 사장은 북한에서 파이프라인의 북한 경유에 대해 너무 많은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베리아 산 천연가스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북한 경유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이상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정확한 내용을 알기는 어렵지만, 지나친 북한의 요구에 응하기 보다는 차선책을 선택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당초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합의는 무엇이었습니까?

답) 러시아가 2012년까지 사할린과 하바로프스크,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가스배관을 완공하면, 이후 블라디보스톡에서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연결해 2015년부터 한국으로 천연가스를 끌어오겠다는 게 합의의 핵심이었습니다. 연간 최대 7백50만t 가량을 30년 간 도입할 계획인데요, 이는 연간 한국 국내 총 수요의 2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 그런데,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 파이프라인 방식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던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답)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데 있어 3천 km이내의 근거리에서는 해상운송보다 파이프라인 방식이 비용 면에서 훨씬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지난 해 러시아가 파이프라인 방식을 통해 유럽에 공급한 천연가스의 단가는 t당 약 4백10달러인 반면에 한국이 해상운송을 통해 공급받은 단가는 t당 약 5백 달러로 90달러나 비쌌습니다. 아울러, 북한을 경유하는 천연가스 배관과 관련해 북한과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을 모색한다면, 남북 경제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 하지만, 이번 계획은 당사자인 북한의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돼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답) 북한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에 그런 지적이 나온 것인데요, 하지만 한국 정부는 경제적으로 북한에도 이익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말 합의 직후, 이 사업이 북한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강산이나 개성보다도 실제로 성과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북한이 납득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 사업과 관련해 북한에 돌아갈 경제적 혜택으로는 크게 가스관 건설과 배관 통과료를 들 수 있는데요, 파이프라인 건설 공사가 시작되면 투자 금액인 30억 달러가 유입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이 직접 건설 자재와 인력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배관통과 수수료의 경우, 연간 1억 달러 이상을 30년 동안 챙길 수 있게 됩니다. 북한은 이 사업을 통해 적어도 6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이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인가요?

답) 현재로서는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가 없다면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국가스공사의 주 사장은 시베리아 산 가스를 파이프라인 방식을 통해 도입하는 방안은 북한이 먼저 요구하지 않으면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와도 합의된 사항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북한의 태도와 함께 북 핵 문제 해결의 진전 여부에 따라 상황이 전격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통들도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한국과 러시아가 지난 주에 블라디보스톡에 액화천연가스 (LNG)공장을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사실인데요, 이는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 방식을 포기한 한국과 러시아 양측이 선박을 통한 해상 수송을 위해 그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와 함께, 한국이 북한을 경유해 러시아 시베리아 산 천연가스를 도입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중단한 것과 관련한 자세한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