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야당인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그동안 강경 일변도였던 일본 정부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대북 강경기류 때문에 새 정부의 대북정책도 과거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미 의회조사국의 전문가가 분석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반세기 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한 중도좌파 성향의 일본 민주당은 기존 집권세력인 보수 자민당의 대북 강경정책을 비난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된 미 의회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은 지난 8일 발표한 ‘일본의 역사적인 2009 대선-미국의 이해관계에 미치는 함축적 의미(Japan’s Historic Elections: Implications for U.S. Interest)’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그 같은 이유는 북한에 대한 일본 내 강경한 정치 기류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의회조사국의 웨스턴 코니쉬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민주당 정부의 대북정책은 전임 자민당 정부의 강경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니쉬 연구원은 일본의 정치환경은 북한 문제에 관한 한 매우 감정적 (highly charged)이라며, 민주당 주도의 새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급격한 변화를 언급하고 시사한다면 이는 다소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그동안 미-일 관계를 비롯한 자민당 정권의 외교정책을 비난하면서 새로운 정책과 접근을 강조해 왔지만 대북정책 만큼은 기존 자민당의 접근법을 상대적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앞서 민주당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북한과의 대화와 협조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혀, 일부에서는 일본의 정권교체로 인한 북-일 관계 개선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니쉬 연구원은 북-일 관계 정상화 가능성은 아직 시기상조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국민은 북한과 북한의 의도에 대해 아주 큰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어느 정도 누그러지기는 했어도 일본의 납북자 문제 등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북한과 외교적 협상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일본의 자민당 정부는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6자회담에서 약속한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일본은 또 북한의 미사일 시험 등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동참하는 한편 독자적인 대북 경제제재를 가하는 등 강경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의 또 다른 한 보고서는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구상하는 동안, 일본은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조짐을 면밀히 주시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의회조사국의 ‘미-일 관계: 미 의회의 관심사(Japan-U.S. Relations: Issues for Congress)’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미국의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핵 협상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안 미국과 일본의 사이가 멀어졌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비난하고 유엔 안보리의 단합된 결의를 촉구했지만, 일본은 자국의 우려가 북 핵 협상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