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 NPT 평가회의에서는 조약 탈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가 전망했습니다. 지난 주 미국의 주도로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핵 없는 세계’ 결의 1887호는 북한과 같은 나라들의 NPT 탈퇴를 저지하기 위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사상 최초로 핵확산금지조약 NPT에서 탈퇴한 이후, 국제사회는 이 같은 행동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액튼(James Acton) 연구원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3년 국제사회의 핵 사찰 요구에 반발해 NPT 탈퇴를 발표했다가 이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로 이를 유보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제2차 북 핵 위기가 불거진 직후인 2003년 다시 탈퇴해 핵무기를 개발했습니다.

액튼 연구원은 지난 24일 발표한 ‘안전조치 위반 저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내년 5월에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 NPT 평가회의에서 불이행 (noncompliance)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액튼 연구원은 NPT 조약 탈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조약 그 자체를 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에 회원국들이 정치적인 합의를 이룰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액튼 연구원은 현재 국제사회가 이런 방향으로 이미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4일 미국이 제안해 유엔 안보리에서 통과된 ‘핵 없는 세계’ 결의 1887호의 두드러진 내용(highlights) 중 하나는 바로 NPT 탈퇴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라는 설명입니다.

안보리는 이 결의에서 “NPT 에서 탈퇴하고자 하는 어떠한 의도에도 안보리가 즉각 대응할 것이며, 탈퇴 통보에 공동대응 체계를 확립하고자 하는 NPT 평가회의의 노력에 주목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액튼 연구원은 내년에 열리는 평가회의에서NPT 탈퇴 절차를 규정한 조약 10조와 관련한 논의는 그 어떤 주제보다 실질적인 합의를 많이 도출 할 수 있는 분야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핵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이나 평화적인 핵 이용 권리와 관련한 논의에서는 당사국들 간 첨예한 견해차로 큰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액튼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액튼 연구원은 그럼에도 핵 안전조치 준수 문제는 평가회의에서 꼭 다뤄야 하는 핵심 현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원자력 사용이 늘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핵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안전조치 준수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액튼 연구원은 북한과 이란, 이라크, 리비아 등의 경우 ‘심각한 안전조치 위반’ 이후 핵 비확산 체제를 거부하고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액튼 연구원은 다량의 핵 물질을 신고하지 않은 시설로 옮기거나, 일방적으로 핵 안전조치 불이행을 선언하고, 우라늄 농축 시설이나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건설을 신고하지 않는 경우 등이 ‘심각한 안전조치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액튼 연구원은 따라서 회원국이 ‘심각한 안전조치 위반’을 저질렀을 경우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NPT 조항 2조와 핵 물질의 군사적 전용을 금지하는 조항 3조를 자동적으로 어긴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2010년 평가회의에서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