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해외 북한인권 전문가들이 모여 북한인권 실태와 대책을 논의하는 ‘북한인권 국제회의’가 오늘(24일)부터 이틀 간 서울에서 열립니다. 오늘 열린 토론회에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미국과 한국 간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009 북한인권 국제회의’ 첫째 날 회의에선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과 개선 방안 등이 심도 깊게 논의됐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통일연구원 김수암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인권을 개선하는 데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미-한 협력을 통해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2004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고 국무부 차원에서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북한인권 개선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인권 개선에 있어 미국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미-한 공조는 중요한 전략적 접근 방식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판단에 따라 한국 이명박 정부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미-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 2008년 8월 미-한 정상회담 당시 공동성명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처음으로 거론한 것을 언급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부시 전 대통령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과정에서 북한 내 인권 상황 개선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북한인권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미-한 공조 움직임은 미-북 양자 간에 북 핵 협상이 진행될 경우 인권 문제가 공식 의제가 될 것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북측에 보낼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내다봤습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인권 문제가 북한체제 유지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대화보다는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프랑스 북한인권위원회 피에르 리굴로 위원장은 “대화 노력만으로 북한이 자발적으로 인권을 개선하도록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수 차례에 걸친 유럽연합-북한 간의 인권대화가 좋은 예”라고 지적했습니다.

리굴로 위원장은 “유럽연합과 북한 간의 인권대화는 생산성이 낮았던 EU-중국과의 인권대화에도 못 미칠 정도로 질적으로나 내용면에서 미흡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토론자로 참석한 외교통상부 조태익 인권사회과장은 “공산주의 국가 스스로 인권을 개선한 사례가 없는 만큼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가 일관되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행위자들이 역할 분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일관되게 문제를 제기할 때 북한사회가 변화할 것이고 그에 따라 북한인권 상황도 개선될 것이라 봅니다. 한국 정부도 지속적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조 과장은 이어 “오는 12월7일 열릴 예정인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 UPR 심의를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북한 인권위원회의 데이비드 호크 선임고문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 뿐아니라 동남아와 남미 등 다른 국가로 북한인권 개선 움직임이 확산돼야 한다”며 “한국 민간단체를 통해 국제연대를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 선임고문은 한국 민간단체들이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 등에서 아프리카나 남미 국가의 민간단체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국제공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북한인권 국제회의는 2005년부터 매년 한국과 해외 북한 인권단체 주도로 워싱턴과 서울, 로마 등지에서 열렸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행사에 정부 보조금 3천5백만원을 지원했으며, 한국 정부가 ‘비영리 민간단체지원법’에 따라 북한인권 관련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