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북 핵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일괄타결안 즉 ‘그랜드 바겐’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근본적 해법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이제까지 북한이 반발했던 `선 핵 폐기론’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에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서 북 핵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일괄타결 방안, 이른바 ‘그랜드 바겐’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정부가 단계적 접근방법의 하나로 염두에 두고 있는 ‘포괄적 패키지’ 방안과 비교할 때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전폭적 경제 지원, 안전보장이라는 선물보따리를 한꺼번에 교환한다는 보다 근본적 해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기자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지적을 반박했습니다.

“한-미 간의 엇박자가 있지 않느냐 이러는데 이런 일괄타결 방안은 그동안 한-미 간 협의해 온 내용이고 현재 한-미 간에 아무런 의견 차이도 없습니다. 결국 한-미 양국은 북 핵 해결 문제에서 아주 공동의 입장을 갖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문 대변인은 “일괄타결 방안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필요로 하는 북 핵 6자회담 참가 5개국의 상응 조치를 한번에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고 포괄적 합의를 이루는 방안을 의미한다”며 “한국과 미국 또는 5자 간 협의한 포괄적 접근 구상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변인은 “다만 ‘패키지’라는 표현이 북한에 대한 혜택을 강조하는 어감이 있는 반면 ‘그랜드 바겐’은 서로 주고받는 데 강조점이 있다”며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20일에서 23일 뉴욕 방문 중 관련국 인사들과 이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권과 일부 남북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방안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24일 고위정책회의에서 “그랜드 바겐은 선 핵 폐기론을 전제로 한 정책”이라며 북한이 수용하기 힘든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원샷으로 최종 단계인 핵 폐기 단계까지 가고 그 단계에 가서야 국제적인 안전보장과 국제적인 지원을 해주자라는 그런 주장, 결국은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일종의 선 핵 폐기 주장론에 다르지 않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원내대표는 따라서 “현 정부는 단계별 행동 대 행동 원칙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상한 9.19 프로세스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도 그랜드 바겐은 미국의 전임 부시 행정부가 펼쳤던 근본주의적 해법이라며 현실적인 방안으로서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야기하는 그랜드 바겐 이라는 것이 주고받기의 부분이지만 그걸 한꺼번에 전체로 모아서 선물보따리 모아서 주자라고 하는 것이고, 그것이 북 핵 문제에 상당 부분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시점에서 제안을 실천 시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것이 과거 부시 행정부가 보여줬던 행태와 유사성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북한이 두 차례나 핵실험을 했고 북한의 핵 무장이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랜드 바겐과 같은 보다 본질적 접근방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교수입니다.

“북한이 두 차례나 핵실험을 했고 과거에 했던 그런 전례들이 있는데 또다시 과거와 같은 협상을 안 한다는 것은 한-미 다 모든 나라들이 공유하고 있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시 또 협상을 했을 때 과거와 같은 트랩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선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당근과 채찍에 입각한 접근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앞으로 관련국들과 계속 이 방안에 대해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당장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하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도  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다음 달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