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현숙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문) 올해 초에 백악관의 주인이 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그동안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 챙기랴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 사회의 오랜 숙원인 의료보험 개혁 때문에 정말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현안 해결을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는 대통령에 보내는 미국 국민들의 반응은 참 다양합니다. 물론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지내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국민들이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싫은 사람들도 당연히 존재하겠죠? 어느 때나 현직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데 요즘 이렇게 미국에서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전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더군요?

(답) 네, 보통 미국인들 하면, 공공질서를 잘 지키고, 예의 바르게 상대방을 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요즘 오바마 대통령을 대하는 몇몇 미국인들의 태도를 보면, 이런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풍경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대통령이 한창 연설을 하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당신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라고 외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나치 독일의 미치광이 독재자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콧수염을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 그려놓고, 오바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 또 어떤 이들은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두고 사회주의자란 소리를 서슴치 않게 하기도 하고, 심지어 총을 차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 바깥에 버젓이 서 있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참 예전 같으면, 그렇게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임에는 틀림이 없는데요, 그런데 이런 현상이 생긴 원인을 두고, 단지 대통령의 정책이 싫어서라기 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국 사회의 고질병 중에 하나인 ‘인종주의’가 이런 행동들의 근본 원인이 아닐까 하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을 향한 이런 비정정상적인 반응 뒤에는 인종주의가 도사리고 있다는 주장은 언론 쪽에서 먼저 제기된 것 같은데요?

(답) 네, 먼저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기고가 콜버트 킹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을 향한 증오와 추악함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뉴욕 타임즈 신문의 기고가인 모린 다우드는 이런 글을 썼네요. 오바마 대통령은 정신이 나간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 항상 도전받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이번에 공화당의 조 윌슨 의원이 의회에서 연설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고함을 친 것도 인종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그런데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최근에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포문을 열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얼마 전에 조지아 주 아틀란타 시에 있는 카터 센터에서 열린 한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 모임에서 조 윌슨 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고함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카터 전 대통령은 요즘 일부 미국인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이는 언행들, 특히나 의료보험 개혁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는 와중에 벌어지는 광경들은, 과거 미국에서 국가정책을 놓고 진지하게 토론할 때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분명히 인종주의에 근거한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카터 전 대통령, 또 이 자리에서 미국에는 아직도 흑인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죠?

(답) 네, 흑인이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이 현직 대통령을 향해서 이같은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그런 말이죠?

(문) 카터 전 대통령, 윌슨 의원의 행동은 비겁한 짓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대할 것을 미국인들에게 조언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료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둘러싸고 과연 흑인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형성된 것이냐는 논쟁이 생겼는데, 정작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주장을 부인했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최근에 몇몇 방송국들과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먼저 뉴스 전문 방송국인 CNN과의 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이기 때문에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의료보험 개혁 논쟁에 있어서 인종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 이 회견에서 과거에도 이번 의료보험 개혁같이 국가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고 말한 것을 보면 현재 벌어지는 상황이 과거에는 볼 수 없던 특별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또 NBC방송과의 회견에선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정부의 역할에 대한 논쟁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고 했고요, ABC방송과의 회견에서는 일부 미국민들이 열정적으로 논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들은 모두 정부의 정책이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 아닌지 알고자 하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반대가 피부색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지 않고 단지 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측은 이렇게 일련의 회견과 발언을 통해서 인종주의 논쟁과 거리를 두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현재의 상황을 인종주의와 연결시키는 것을 일부러 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많은 이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인종주의와 연결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이런 지적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죠?

(답) 그렇습니다. 자신들의 활동을 인종주의로 몰아 붙이는 사람들에 대한 보수진영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우리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라는 말이죠.

(문)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반발이 인종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은 정치적인 목적을 띠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수도인 워싱턴 디씨에서 반 오바마 집회를 주도했던, 보수단체 프리덤웍스의 브렌든 스타인하우저 씨는 누군가를 인종주의자로 공격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들을 인종주의자로 모는 지적을 일축했습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함으로써 미국 정치가 인종에 구애 받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이라는 지적을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으니까, 어쩌면 미국에서는 이 인종주의 논쟁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