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 지난 화요일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소폭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래 한국사회에서는 개헌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소폭 개헌’의 내용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지난 화요일, 15일, 한국의 `연합뉴스’와 일본 `교도통신’과의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문제에 대한 개헌 즉 행정구역이나 선거구제를 개편하는 문제와 통치권력이나 권력구조를 바꾸는 문제 등에 국한하는 개헌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영토와 이념 문제 등을 망라한 전반적인 개헌 논의를 할 경우, 국론 분열과 사회적인 갈등이 커질 우려가 있어서,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제기돼온 이 두 문제를 고치는 제한적인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입니다.

문) 지난 제헌절에는 김형오 국회의장도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김형오 한국 국회의장은 지난 7월17일 제 61주년 제헌절을 맞아 경축사를 하면서 “대한민국의 대도약과 선진국 진입을 위해 22년 전, 그러니까 지난 1987년에 개정된 헌법을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은 지난 1948년 헌법을 만든 이후 9차례에 걸쳐 헌법을 고쳤지만, 지난 87년의 개헌을 제외한 8차례의 개헌은 집권세력의 정권 연장을 위한 것이었다라고 김 의장은 지적했습니다.

김 의장은 개헌의 방향으로 선진 헌법, 분권 헌법, 국민통합 헌법 등 3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해 내년 6월로 예정돼 있는 지방선거 이전에 국회의결과 국민투표까지 마치자고 말했습니다.

문) 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김형오 국회의장의 개헌 제의에 대해 여당과 야당은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지만, 말을 더 하기가 거북하다는 입장입니다.

정치권이 이렇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개헌에 권력구조 문제가 포함됐는데, 이 이슈는 아주 민감한 문제이고, 경제 위기도 끝나지 않은 때라 시기도 좋지 않다는 점, 그리고 청와대 쪽의 의향도 명확하지 않은 점 때문에 여.야 정치권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일부 원로 정치인 가운데서는 “많은 국민들의 생존이 달린 비정규직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는 한국 국회가 개헌같이 고도로 정치적인 법안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나?”라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문) 그렇지만 두 달 여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에 상황이 좀 달라진 것 아닌가요?

답) 네, 지난 8.15 경축사에 이어, 다시 한 달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에 관해 제의를 했기 때문에 정치권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개헌 문제를 논의할 수는 있게 됐습니다. 그렇더라도 야당인 민주당이 아직 정상적인 상태에 있지 않다는 점 때문에 개헌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대로 계약기간이 끝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구제해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돕기 위한 비정규직 법안의 처리 문제도 여야가 대화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권력구조에 관한 개헌을 현재의 여당과 야당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협의해 합의를 이룰 수 있겠느냐 하는데 대해 회의적인 국민들이 많습니다.

문) 좀 전에 야당인 민주당이 정상적인 상태에 있지 않다고 하셨는데, 무슨 뜻입니까?

답) 네, 일반적으로 국회는 여당도 중요하지만 여당과 정강과 정책이 다른 야당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를 버려 두고 자꾸만 길거리로 나가는 제1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그 결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아주 낮습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6월 초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27.9%, 민주당은 28.2%로 오차범위 내이긴 해도 민주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앞섰습니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석 달 뒤인 9월 중순 한나라당 지지도는 34%로 높아진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22.2%로 도리어 낮아졌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권력구조와 관련한 개헌의 핵심은 현재 5년 단임제인 대통령의 임기를 4년 중임제로 바꾸거나 내각책임제 등으로 바꾸는 것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고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 이렇게 돼서 선거가 잦다 보니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표를 얻기 위해 선거공약을 자꾸 하게 되고, 일단 한 약속은 지키도록 유권자들이 요구하니까, 낭비와 불신이 한국 사회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지적돼 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번 8.15 경축사에서 “선거의 횟수를 줄이고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안에 이 점을 고쳤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속뜻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4년 중임제, 내각책임제 등 어느 것이 좋은지는 국회나 국민들이 결정할 몫이라는 입장입니다.

문) 권력구조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답) 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8월 말과 9월 초에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분의 2가 개헌에 찬성했으며 시기도 내년이 가기 전에 개헌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권력구조와 관련해서는 1차 조사 때는 4년 중임 정.부통령제 찬성이 48%,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고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선출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찬성이 35%, 의원내각제 찬성 10%의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2차 조사에서는 분권형 대통령제 찬성이 44%, 4년 중임 정.부통령제 찬성 42%로 나타났습니다. 또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4년으로 맞추는데 대해서도 77%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