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경제 성장 정도를 말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지표가 경제성장률, 즉 GDP(Gross Domestic Product)인데요, 최근 GDP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 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의 가장 선두에 나선 국가가 바로 프랑스인데요, 유미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 보겠습니다.

: 먼저 국내총생산, GDP가 어떻게 산출되는 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 네, 간단히 말해 GDP는 일정 기간 동안 한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용역의 시장 가치를 합한 것을 말하는데요, 보통 1년을 기준으로 측정합니다.

GDP 를 계산하는 방법에는 보통 세 가지가 있는데요, 모든 최종 생산물의 가치를 합하는 방법, 각 생산단계별로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를 합하는 방법, 그 밖에 총 생산물의 가치의 합에서 중간재 가치의 합을 빼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지난 1930년대 개발 됐으며, 거시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발전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처럼 절대적인 경제 지표로서 GDP의 위상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고 하지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 GDP의 한계는 오랫동안 지적돼 온 것이기도 합니다. 비판가들은 GDP가 한나라 전체 경제의 성장과 위축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반면, 사회적 발전을 설명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해도 생산량만 늘리면 그 나라의 GDP는 늘어납니다. 또 극단적인 예로 한 나라의 범죄가 늘어나 교도소를 더 많이 짓게 되어도 그 나라의 GDP는 증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GDP는 경제를 '양(quantity)'로만 측정함으로써, 건강과 복지 등 삶의 '질(quality)'과 경제의 지속 가능성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 이런 가운데 프랑스가 GDP를 대체하는 새로운 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앞장서서 펼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14일 소르본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프랑스는 행복과 복지와 같은 요소들을 경제 발전의 척도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현재 금융위기로 국제사회는 다른 경제 모델을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겼다며, 하지만 프랑스가 그렇게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번영의 주요 척도로 GDP에 너무 집중한 결과 전세계 금융 위기 발생했다며, 다른 나라들도 프랑스처럼 덜 물질적인 경제 발전의 지표를 구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2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이끄는 '경제활동과 사회발전 측정 위원회'에 연구를 의뢰했고, 그 위원회의 보고서가 이날 발표됐습니다.

: 보고서는 GDP의 문제점을 어떻게 지적하고 있습니까?

답: 과거 지적돼 온 GDP의 한계를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GDP의 가장 큰 문제점은 GDP를 높이기 위해 각국 정부가 중요한 다른 가치를 훼손하는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들은 GDP 증가를 위해 낮은 기술료를 수용하고, 환경이 오염되고 자국 광부들이 위험한 근로 환경에 처해도, 외국 광산업체의 자국 광산 개발을 환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GDP가 빈부의 격차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수 십 년 동안 대부분 국가들의 GDP는 증가했지만 많은 국가들에서 중간 가처분 소득 (median disposable income)은 감소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많은 국가들에서 경제 성장으로 인한 소득의 대부분이 부유층의 손에 들어 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 그렇다면 보고서가 GDP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지표가 구체적으로 있습니까?  

답: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하나의 대안지표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보고서는 새로운 지표는 생산보다는 소득과 소비, 국가 전체보다는 개별 가구에 주안점을 두고, 그리고 부의 분배에도 가중치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새로운 대안 지표가 곧 채택될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답: 네, 사르코지 대통령은 보고서의 권고 내용을 바탕으로 프랑스 통계청을 통해 새 지표를 채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는 24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들에게 GDP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를 활용할 것을 촉구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자료의 수집과 실제 지표의 시험 등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실제 GDP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 지표가 도입되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