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9월 첫째 월요일인 노동절 휴가가 끝나면 대개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마무리하고 개학을 하게 됩니다. 이곳 미국의 소리 방송이 위치한 워싱턴 디씨와 인근 버지니아 주, 메릴랜드 주에 있는 학교들도 이번 주에 가을 학기를 시작하느라, 학교 선생님을 비롯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무척 바빴는데요, 그런데 올해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새학기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에게 특히 화제가 됐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지난 9월 8일, 개학 첫날을 맞은 버지니아 주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서 학생들을 상대로 연설을 했습니다. 이 연설은 백악관 홈페이지와 유선 방송국인 C-SPAN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습니다.

(문) 무슨 일로 학교가 문을 연 첫 날에 대통령이 학교를 찾았고, 또 학생들에게 연설까지 했나요?

(답) 네, 별 내용은 아니었고요, 오바마 대통령 그저 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습니다.

(문) 자, 오바마 대통령, 학생들이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미국이 미래에 맞게 될 도전들을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는군요?

(답) 그렇죠? 그만큼 이 교육이라는 것이 미국의 미래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죠.

(문) 오바마 대통령은 또 어떤 이유로도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 어떤 가정에서 살건, 어느 나라에서 왔던, 또 집에 돈이 있건 없건, 이런 것들을 핑계 삼아, 숙제를 게을리 하거나 학교에서 나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충고하고 있습니다.

(문)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든 간에 학업에 충실하라는 그런 얘기군요. 제가 8일에 오바마 대통령이 하는 연설을 들어 보니까요, 아이들이 귀 기울여 들을만한 좋은 내용이던데요. 대통령이 개학 첫 날에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서, 아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준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두고 사실, 정치권에서는 말들이 많았죠?

(답)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는 것에 딴죽 걸 일이 뭐가 있겠냐 싶겠지만, 요즘 의료보험 개혁 같은 현안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공화당 측에서, 이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문) 여러가지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플로리다 주 공화당 의장인 짐 그리어 씨의 말이 눈에 띄는군요?

(답) 네, 그리어 의장, 오바마 대통령이 학교 연설을 통해서, 요즘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아이들의 머리 속에 주입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일부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개학 날에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학교에서 들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애들을 이 날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지요. 

(문)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하면서 혹시, 현재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싫었기 때문일텐데요, 그런데 연설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7일에 백악관 측이 사전 공개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원고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었지요?

(답) 그렇습니다. 7일 공개된 연설원고에는 그저, 아이들에게 교육이 중요하니까, 환경에 구애받지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그런 말밖에 없었습니다. 보수파들이 헛물을 켠 셈이 됐는데요, 그런데 정작 보수파들에게 공격할 구실을 마련해줬던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원고가 아니었습니다. 교육부는 최근 각 학교에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다음에 학생들로 하여금, ‘내가 어떻게 하면 대통령을 도울 수 있을 것인가’ 란 제목의 편지를 쓰게 해보라는 권고를 했는데요, 이게 보수파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죠.

(문) 내가 어떻게 하면 대통령을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들으면 별 내용이 아닌 듯 싶은데, 또 달리 생각하면 오해할만한 제목이긴 하네요.

(답) 네, 공화당 측은 애초엔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에서 자신이 추진하는 의료보험 개혁을 선전할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막상 이런 내용이 빠지니까, 다음엔 교육부가 제시한 이 권고사항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교육부의 이런 권고는 순수하지 못하다,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뭐 그런 얘기죠?

(문) 이런 지적이 나온 후에 연방 교육부는 권고사항을 바꿨죠. 내가 공부를 할 때, 어떤 목표를 세울 것인가로 말이죠?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보수파들의 이런 공격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답) 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보수파들의 비난을 두고, 이것이 꼭 동물농장에서 동물들이 먹이를 두고 싸움을 하는 것 같다라는 논평을 냈습니다. 한마디로 전후 사정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잇속만 차리려는 행태라는 것이겠죠.  조지 부시 전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도 한마디 했네요? 아시다시피, 로라 부시 여사는 전직이 선생님이었는데요, 부시 여사는 한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이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연설하고 학생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치적인 입장이 어떻든 간에, 대통령을 존경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답니다.

(문) 미국 대통령이 학교에서 연설을 하고 이것이 전국에 방영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죠?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 1991년에 수도 워싱턴 디씨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연설을 했고요, 이 연설이 텔레비전을 통해서 전국에 방영된 바 있습니다.

(문) 이 때에는 반대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측에서 이 연설을 비난했죠?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 측은 당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이를 비난했습니다. 사회주의적이란 말만 빼곤 지금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보이는 반응과 비슷하죠?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고, 마약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자기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와서 연설을 한다고 하면, 학부모들이 이를 반기는 것이 보통인데, 미국에서는 아무리 대통령이 와도, 자기가 싫으면 싫다는 소리를 하는군요? 이런 점이야말로 바로 미국 사회의 특징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