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간인들의 목숨을 앗아 간 임진강 댐 방류에 대해 북한 측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해명을 해 왔지만 한국 정부는 납득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이 댐을 방류한 의도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분석 중이라고 밝혀 이 문제가 앞으로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사전통보 없이 이뤄진 북한의 임진강 댐 방류로 민간인 6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사태와 관련해 북측이 7일 보내 온 해명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측의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고 인명 피해에 대한 언급이 빠진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태 진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인명 피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북한 측의 이러한 통지는 우리 측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우리 측의 심각한 인명 피해에 대하여 전혀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정부는 북한 측의 무단방류에 의해 우리 국민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하여 북한 책임 있는 당국의 충분한 설명과 사과를 요구합니다.”

앞서 북한은 7일 오후 5시 ‘관계기관’ 명의로 보내온 대남 통지문을 통해 “제기된 문제를 알아본 데 의하면 임진강 상류 북측 댐의 수위가 높아져 5일 밤부터 6일 새벽 사이에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북측 해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번 사태로 남북 간 갈등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8일 국무회의에서 “진상을 정확히 파악해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 자리에서 ‘북측의 수공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더 분석을 해 봐야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측 해명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은 댐의 수위 상승 때문에 방류가 불가피했다는 부분입니다.

북측 임진강 유역의 경우 방류시점보다 약 열흘 전인 지난 달 26일에서 27일 3백 밀리미터 이상 비가 온 뒤 큰 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돼 북측의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없으므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의 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같은 의문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 공학부 조원철 교수는 수위 상승에 따른 방류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예비방류가 없었다는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만약에 그 정도로 위험한 상태라고 하면 사전에 예비 방류가 있어야 되거든요. 임진강으로 물이 내려온 적이 없거든요, 지난 주말에. 그런데 전혀 없다가 주일 날 아침에 새벽에 갑자기 물이 내려왔다고, 물이라고 하는 것이 갑자기 1미터 2미터 쑥 올라가진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것은 해명이 전혀 앞뒤가 안 맞는 내용이라고 하는 겁니다.”

조 교수는 또 댐의 파손으로 취한 조치일 수 있다는 일부 추측과 관련해서도 북측 해명 속에 관련 언급이 없는데다 정밀 위성사진을 자체 판독한 결과 어떤 파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조금 전에도 구조 사진으로, 정밀한 위성사진으로 다 봤는데 그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북한에서도 그 것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고 댐 자체가 콘크리트 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부서지고 할 댐이 아니거든요.”

한국 정부가 북측에 공식 사과를 요구함으로써 공은 일단 북측에 넘어 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로선 이번 사태에 대한 대북 여론이 지난 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때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은 민간인이 북측 군 통제지역에 들어간 과실이 있었지만 이번엔 무고한 인명 피해였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 커지리라는 판단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발 방지 등을 위한 남북 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됐지만 북측의 충분한 설명과 사과 없이 먼저 당국 간 접촉을 제의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입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간 협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당국 간 접촉 제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습니다.

“관련해서 남북 간 협의도 앞으로 검토를 하겠습니다만 지금 질문하신 바와 같이 우리 측이 먼저 제의한다든지 이런 부분, 구체적인 회담 제의와 관련해서는 아직 저희가 확정된 바가 없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8일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차관 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수위 조기경보 전달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철저히 규명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회의에서 정부는 임진강 유역이 군사지역인 점을 감안해 앞으로 군과 관계기관 간 상호 통보체제, 그리고 북측 댐 감시체제를 강화하기로 하고 임진강 유역 수해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 부근에 건설 중인 군남 댐을 예정대로 내년 6월까지 완공키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