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 기간을 두 차례에 걸쳐 10월 17일까지로 연장했습니다. 매년 수만 명의 해외 관광객들을 모아온 ‘아리랑 공연’ 기간은 연장됐지만 정작 미국, 유럽 등의 해외 관광객 수는 최근의 경제 불황과 정치 상황 등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아리랑 공연’ 기간을 다음 달 17일까지로 연장했다고, 복수의 북한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밝혔습니다. 지난 달 10일부터 열린 올해 공연은 당초 9월 말까지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으며, 미국, 유럽 등의 북한 전문 여행사들도 이 일정에 맞춰 여행객들을 모집했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북한 전문 관광회사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정부 당국자가 지난 3일 전자우편을 보내 아리랑 공연 기간이 17일까지로 연장됐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관광’ 측 역시 북한 측이 아리랑 공연 기간을 연장해 이 기간 북한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은 모두 아리랑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달 해외 여행사들에 10월 10일까지로 아리랑 공연 기간을 연장한다고 1차 통보를 했었습니다. 이어 또 다시 공연 기간을 일주일 간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집단체조와 카드섹션, 음악, 무용 등 다양한 공연으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아리랑 공연은 매년 수만 여명의 해외 관광객들을 모아 외화벌이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북한 전문 여행사들은 그동안 아리랑 공연을 북한 관광의 핵심으로 내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해 왔습니다. 특히 미국 국적의 여행객은 오직 아리랑 공연 기간 중에만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이처럼 올해 아리랑 공연 기간은 늘어났지만 미국과 유럽 등의 관광객 수는 오히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뉴코리아투어스’는 올해 북한 관광객 수가 매우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행사의 마크 얌폴스키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최근의 경제 불황과 정치적 상황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경우 최근 아리랑 공연 기간 중 관광객을 모집한 결과 지난 해 총 8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0명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17건의 여행 일정을 계획했던 아시아태평양 여행사는 지난 달 두 차례, 이 달 말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만 북한 관광을 진행하는 등 여행 일정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키츠 대표는 일부 사람들은 최근 여기자 억류 사건 등 북한의 정치적 상황으로 긴장해 북한 관광을 꺼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제 불황으로 인한 여행업계 전반의 어려움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키츠 대표는 밝혔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고려관광’과 스웨덴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코리아 콘설트’ 측은 최근의 정확한 관광 신청자 수를 밝히기를 거부했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올해의 경우 북한 당국이 중국 관광객들을 더 모으기 위해 아리랑 공연 기간을 늘린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등의 관광객들은 여행 한 달 전 북한 입국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해 북한 당국이 갑자기 아리랑 공연 기간을 연장했어도 큰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키츠 대표는 지난 달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당국자들이 10월 1일이 중국 건국 60주년이므로 날씨 등을 고려해 아리랑 공연 기간을 최대 10월25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10월1일부터 일주일 간 쉬는 중국의 연휴를 맞아 최대한 많은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기간을 늘린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중국에서는 북한 단체 관광을 다시 허용한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최근 들어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인들이 현지에서 도박을 즐긴다며 지난 2006년 북한 단체 관광을 전면 중단했다가 지난 해 다시 허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