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 주 동안 일어난 한국 내 주요 뉴스들을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짚어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 이번 주 한국의 청와대와 행정부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지요. 월요일인 8월 31일에는 청와대 조직 개편과 이에 따른 인사가 있었고, 또 어제 (9월3일)는 국무총리와 일부 장관들이 바뀌었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것이 지난 해 2월 25일로, 이제 1년 반 정도가 지났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 해 5월부터 8월 초순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등을 수습하느라 헤매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올 들어 일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해 7월에 3명의 장관을 바꾸는 첫 개각이 있었고, 올 1 월에 또 3명의 장관을 바꾸는 개각을 한 데 이어, 출범 후 3번째로 국무총리와 6명의 장관을 바꾸는 중폭의 개각이 어제 있었습니다. 장관은 법무, 국방, 지식경제, 노동, 여성, 특임 장관 등이 바뀌었습니다.

문) 어제 개각은 국무총리를 바꾼 점에서, 폭은 중폭이어도 내용은 대폭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대통령중심제 권력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의 경우, 국무총리라는 자리는 정치적인 비중이 그렇게 큰 자리는 아닙니다만 총리에 따라서는 비중이 큰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 1년 반 직무를 수행해온 한승수 국무총리는 자원외교에 많은 힘을 쏟으면서 비교적 조용하게 임기를 마칩니다. 취임 1년 반, 이제 집권 2기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3년 정도 일하고, 다음 정부에 권력을 물려 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어제 국무총리에 내정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지역은 충청권이고, 이념적으로는 보수 보다는 진보에 가까운 경제학자로 평가 받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한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드디어 정치를 시작했다’, 또 다른 신문은 ‘비판자를 총리’로 라고 제목을 뽑는 등 파격적인 총리 기용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면서,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문) 새로 총리로 내정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어떤 인물인지 먼저 알아볼까요?

답) 네, 정운찬 새 총리 내정자는 1946년 생으로 올해 63살입니다. 충청남도 공주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가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1978년부터 서울대학교 교수로, 또 총장으로 재직했습니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는 대학시절의 스승인 조순 전 경제부총리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고, 조순 전 부총리도 자랑스런 제자로 정 내정자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정운찬 내정자에게 한국은행 총재를 맡아 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고, 서울대학교 총장을 지낸 뒤에는 여러 차례 경제부총리나 총리 물망에 오르기도 했고,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는 당시 여권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만, 정 내정자는 ‘정치는 비전과 정책 제시만이 아니라 이를 세력화 하는 활동’인데 자신은 여기에 자신이 없다며, 대통령 선거전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하는 등 상당한 정치적 비중을 지닌 인물입니다.

문) 그러한 정치적 비중을 지닌 인물이 이명박 정부 집권 2기의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를 맡았다는 점에서 여당은 여당대로, 또 야당은 야당대로 생각이 복잡해 질 수도 있겠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우선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안에서는 계파 별로 반응이 다르게 나오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정치인 중에 차기 대통령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인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입니다.  박근혜 의원은 현재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순방 중이고, 측근 의원들은 약간 당혹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의원 독주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반면 정몽준 의원 측에서는 화살통에 화살은 많을수록 좋다면서, 정운찬 내정자의 내정을 반기는 모습이고, 이명박 계열에서는 정운찬 내정자가 잘 한다면, 한나라당에 좋은 것 아니냐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등 같은 당이라고 해도 처한 입장에 따라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야당인 민주당은 어떤 반응입니까?

답) 네, 민주당의 이강래 원내대표는 개각 발표가 난 뒤, “솔직히 말해서 혼란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 표현에서 나타나듯이 민주당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전에서도 정운찬 총리 내정자를 대통령 후보로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한 적도 있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정 내정자를 내심 자기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런 일을 당해 상당히 허탈해 하는 표정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있을 국회 청문회는 더욱 철저하게 정운찬 내정자를 따질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문) 정운찬 총리 내정자는 이번 개각이 있기 전까지는 현 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네, 정운찬 총리 내정자는 어제 내정 사실이 발표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 내정자는 경제학자로서 현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해 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대통령을 잘 도와서 경제발전을 이루고 통합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의 기고문과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정 총리 내정자는 세금 감세 문제, 부동산 정책, 금융 정책, 또 정부의 규제 완화 등에서 현 정부와는 약간씩의 의견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은 정운찬 내정자가 학자로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할 수 있으나, 총리를 맡고 현실을 파악하고 나면, 문제점을 보완해, 더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데 일조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 크게 나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