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민간단체가 북한 내 병원들의 복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이 단체는 평안남북도 병원들의 열악한 실태를 공개하고,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면대
분만 시설
프랑스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프리미어 어전스’(Premiere Urgence)가 평안남도 증산군의 병원과 평안북도 신의주 병원 등 두 곳의 열악한 실태를 ‘미국의 소리’ 방송에 공개했습니다.

프리미어 어전스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증산군 병원의 경우 열악한 위생 상태가 환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단체의 북한 사업 담당자인 데이비드 제르맹 루빈 씨는 분만실의 경우 기본적인 위생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으며, 산모들의 최소한의 위생을 담보할 수 있는 분만 도구 등도 전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산모들에게 적절한 보건 지원을 할 능력이 아예 없다는 것입니다. 

또 병원 벽과 바닥은 세라믹 타일이 아니라 시멘트나 플라스틱 리놀륨으로 돼 있으며 전혀 청소가 돼 있지 않았고, 나무로 만들어진 병원 창문과 문은 썩어 있어 위험한 박테리아 균을 오히려 번식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물과 세면대가 부족해 의료진이 제대로 손을 씻을 수 없어 환자들에 대한 잠재적인 오염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전력조차 가끔씩만 가동돼 병원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고, 루빈 씨는 전했습니다.

30년 전 지어진 신의주 병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의주 병원은 하루 평균 20건, 연 평균 7천3백 건의 수술이 이뤄지는 비교적 큰 규모의 지역 병원이지만 위생 상황과 기본 시설은 증산군의 병원 못지 않게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위생 상태가 극도로 불결했으며, 특히 전력 설비는 최소 전력 사용량을 충당할 수 없어 수술이 중단되거나 입원실에 난방이 되지 않는 등 극도로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루빈 씨는 구소련 붕괴 이후 북한 병원에 대한 투자는 거의 없었다며, 북한 내 지역 병원들 대부분이 이같이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두 병원의 복구 사업을 시작한 프리미어 어전스는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올해 북한에 대한 지원 사업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프리미어 어전스는 지난 해58만5천 유로 (미화 84만 달러) 규모의 예산으로 남포와 평성 등지의 4개 병원에 대한 복구 사업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30만 유로 (미화 43만 달러)로 예산을 줄였습니다.

한편, 프리미어 어전스는 이달 중 중국에서 사들인 4백 마리의 토끼를 평안북도와 황해북도 내 7개 농장에 지원합니다.

이 단체는 지난 6월부터 중국 현지에서 가장 번식력이 뛰어난 토끼를 골라내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북한 내 7개 농장에서 토끼 사료를 조달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펼쳐왔습니다. 루빈 씨는 북한에 제공하는 4백 마리의 토끼를 2만 마리 수준으로 늘려 북한주민들의 식량난 해소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