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미국도 6자회담 틀 내에서는 회담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미-북 간 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간 양자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위한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유엔 제재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면서도,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고 비핵화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최근 미국과 한국에 잇따라 유화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양자회담을 원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19일에는 유엔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만나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원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 두 달 안에 미-북 간 양자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씨는 미-북 간에 조만간 한 차례 이상의 양자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리스 전 실장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는 별도로 양자회담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습니다. 

우선 그동안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 내에 여전히 외교적 노력을 재개하려는 목소리가 높으며, 두 번째로 중국과 러시아, 한국 등 주변국들을 계속 제재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 유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계산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미국이 강경 일변도로 나갈 경우 오히려 중국 등을 제재에 동참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대화를 모색하든 제재를 추진하든 간에 북한과의 양자회담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북 간 양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이룰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견해가 많았습니다. 미국과 북한 간에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리스 전 실장은 양자회담에 이어 6자회담이 개최되더라도 비핵화 진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으며, 따라서 어느 한 쪽이 물러서기 전까지는 비핵화 진전의 기반이 마련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리스 전 실장은 따라서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미국의 주요 외교 목표는 대북 제재 강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도 미-북 간 양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적극적인 협상이 이뤄지기 보다는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통보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미-북 간 양자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화와 협상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양자회담이 열리더라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 같은 관리가 평양에 가서 미국의 입장을 다시 설명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뉴욕의 민간 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비핵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그 동안 발생한 문제들을 바로잡는 과정에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과의 양자회담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시걸 박사는 따라서 미국과 북한 간에 곧 양자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은 한국과 일본에도 양자회담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다자회담에 대해서도 미국과 북한이 중심이 되는 형태라면, 북한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시걸 박사는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지만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개발하지 못했고 보유한 플루토늄의 양도 적어 실질적인 핵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북한이 핵 개발의 방향으로 더 나가기 전에 더욱 적극적인 외교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