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한적십자사는 20일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열 것을 북한에 제안했습니다. 이번 제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을 방문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합의한 데 따른 것인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대한적십자사는 20일 이산가족 상봉 협의를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북측에 제의했다고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20일 오후 유종하 총재 명의로 북한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오는 26일부터 사흘 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담을 열 것을 제의했습니다.

아울러 행사를 원활히 준비하기 위해 지난 해 11월부터 단절된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 간 직통전화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남북 간 직통전화 대신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통지문을 전달했으며 북한도 이를 접수했다고 통일부가 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11월 한국 정부의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문제 삼으며 당국 간 소통채널인 판문점 적십자 직통전화를 차단했었습니다.

이번 회담 제의는 최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올 추석 때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입니다.

회담이 성사되면 상봉 날짜와 인원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입니다.

"(회담이 순조롭게 되면) 인선위원회를 개최해서 후보자를 선정하고 상봉하려면 우선 가족들이 살아있는지 확인해야 하므로 생사 확인 회부 절차를 거쳐 최종 상봉 인원 1백 명을 선정해서 금강산에서 상봉하게 될 예정입니다."

회담이 이뤄질 경우 관례에 따라 지난 16차 상봉 때의 역순으로 남측 방문단 1백 명이 먼저 북측 가족을 만나고, 이후 북측 방문단이 남측 가족을 만나는 순서로 진행할 것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입니다.

"지난 번 16차 때는 남측 상봉단이 먼저 갔으므로 이번엔 16차의 역순으로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남측 1백 명이 1차로 북측 가족을 만나고 그 다음에 북측 이산가족 1백 명이 남측 상봉단을 만나게 되는 거죠."

정부 당국자는 상봉 행사 개최 여부와 관련,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남북 간에 이해가 일치하는 데다 인도적 사안이므로 현 회장과 북측이 합의한 5개항 가운데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민간기업과 합의한 사안인 만큼 회담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봉 행사 개최는 결국 북한이 적십자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00년 이후 모두 16차례 이뤄져 총 1만 6천 여명이 가족을 만났지만 지난 2007년 10월 이후에는 한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