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를 두고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우주개발 사업에 대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나로호 발사가 장거리 미사일 기술과 직결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 나로호는 인공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입니다.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역할을 하는 건데요, 여기에 필요한 기술 뿐만 아니라 발사 준비와 비행 과정이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미국과 러시아에서는 구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우주발사체로 활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 사실 북한이 지난 4월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도 이런 지적이 많았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당시 북한은 운반로켓 은하-2호로 시험 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쏘아 올렸다고 주장했는데요,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든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의장성명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탄도미사일 계획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지하라는 유엔 대북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규정했습니다.  

) 북한은 한국 정부의 나로호 발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입니까?

답) 똑 같은 인공위성 발사를 놓고 국제사회가 한국과 북한을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6자회담 참가국들이 한국의 위성발사도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는지 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여기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밝혔습니까? 

답) 한국과 북한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주요 군축 및 비확산,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한 국제규범의 당사국으로서 평화적 목적으로 투명하고 안전하게 우주발사체 발사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반면에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에 따라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를 발사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 하지만 일부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위성발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은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통해 나로호 발사를 준비해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확산됐을 위험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전략무기 비확산 담당 국장을 지낸 그레그 틸먼 씨의 말입니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 (MTCR)에 가입한 나라들은 사거리 3백 킬로미터, 탄두 중량 5백 킬로그램 이상의 미사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한국과 러시아가 미사일기술통제체제에 가입하기는 했지만 과연 이 규정을 잘 지켰는지 확실치 않다는 겁니다. 미사일 기술의 확산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볼 때,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틸먼 전 국장의 지적입니다. 

) 한국은 미국의 군사동맹국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는 뭡니까? 

답)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기로 한국 안에서  '미-한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18일자 보도에서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요,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지난2001년 미국과 합의한 미사일 지침을 빠져나가는 수단으로 나로호 발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한 미사일 지침'에 따라 사거리 3백 킬로미터, 탄두 중량 5백 킬로그램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 한국의 우주 개발 문제가 미사일 개발과 연계돼서 민감한 현안이 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몇 년 전 한국이 우주 개발사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때 어느 나라의 우주발사체 사업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책에 따라 한국 측 요청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한국은 2억 달러를 주고 러시아로부터 기술협력을 받기로 했는데요, 여기에 대응해 미국은 한국에 대한 기술 이전을 제한하고 기술 사용을 엄격히 감시할 것을 러시아 측에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습니다.

) 미국 안에서 한국의 나로호 발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만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한국의 우주 개발사업에 대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에릭 맥배이돈 전 미 해군제독의 말입니다.  

어느 나라에 대해서든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권리를 막기는 힘들 뿐만 아니라 나로호 발사를 미사일과 핵 기술 확산으로 가는 중대한 사건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물론 한국이 과거 핵무기 개발 의지를 보인 사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그런 뜻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현재 우주발사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곳은 한국이 아니라 북한이라고 맥배이돈 전 제독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