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간 면담이 앞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북 핵 문제 대처에 미칠 영향을 놓고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8일 비공개로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면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미국의 대북정책 등 북한과 관련된 현안들이 주요하게 다뤄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 외에,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인상과 북 핵 문제에 대한 견해 등 개인적인 입장도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의 발음이 정확했는지, 또 피로한 기색은 없었는지 등 건강 상태에 대한 인상을 전했을 것이고, 더욱 중요하게는 미국과 북한 간에 6자회담의 미래에 대해 절충의 여지가 있는지, 아니면 양측의 입장차가 조정불가능한 것인지 등 북 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닉시 박사는 북 핵 문제에서 첫 번째 걸림돌은 미-북 간 대화 재개라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이 문제를 다뤘을 수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주요하게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면담이 앞으로 미국의 대북정책과 미-북 관계, 또 북 핵 문제 진전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립니다.

닉시 박사는 이번 면담이 미-북 관계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면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이 앞으로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이번 대화가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뚜렷한 원칙을 갖고 북 핵 문제에 접근해왔다며, 이번 면담을 통해 대북정책의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미국 정부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민간인 자격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특히 방북 이후에 추가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한 것은 원칙에 입각해 대북정책을 펴겠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극적인 변화의 기회를 찾는 것이 아니라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미-북 간 양자대화를 위한 의지를 전했더라도 북한이 6자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 의무를 존중하지 않는 한 양자대화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