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인도주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유엔 기구들의 모금 실적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가 채택된 지난 6월 이후에는 세계식량계획과 유니세프 등 유엔 기구의 대북 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자금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6월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새로운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식량계획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북한 사업 자금 현황은 6월 14일자로 돼 있습니다. 두 달 넘게 모금 상황이 전혀 갱신되지 않았습니다.

세계식량계획 베이징 사무소의 리나 사벨리(Lena Savelli) 대변인은 1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새로운 기부가 있을 경우 웹사이트 모금 정보가 갱신된다고 말해, 6월 이후 새로운 지원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6월 14일 현재,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사업 모금현황은 당초 목표액의 15%에 불과한 약 7천 5백만 달러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해 9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대북 긴급 지원사업에 5억 3백 여만 달러를 책정했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지난달 초 세계식량계획이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연 이후, 아무런 상화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6월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 내 8개 도 1백 31개 군에서 식량 지원 사업을 벌였지만 국제사회의 지원 부족으로 6월부터는 6개 도 57개 군, 1백50만 명으로 지원 지역과 대상을 크게 축소했습니다.    

북한 어린이와 임산부에 대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의 모금 상황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유니세프 뉴욕사무소의 패트릭 맥코믹(Patrick McCormick) 대변인은 1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8월 현재 올해 북한 사업을 위해 책정한 자금의 20%인 2백 60만 달러만을 채운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지난 1월 발표한 ‘2009 인도주의 활동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에 대한 지원 자금을 1천 3백만 달러로 책정한 바 있습니다.

유니세프의 자금 현황은 그나마 지난 6월에 비해서는 크게 나아진 것입니다. 6월에는 목표치의 10%인 1백 3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맥코믹 대변인은 그러나 추가된 자금은 국제사회의 새로운 지원 약속에 따른 것이 아니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으로부터 받은 유엔 자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OCHA는 유엔의 불충분 재원 긴급구호 기금, 즉 충분한 자금을 기부 받지 못한 나라들을 위해 지원하는 기금을 통해 세계식량계획, 유니세프, 식량농업기구 등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맥코믹 대변인은, 현재까지 확보한 자금은 크게 부족하며, 북한은 모금 활동이 어려운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믹 대변인은 최근 한반도의 정치 상황이 모금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대북 사업을 위한 모금 활동은 늘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영양 부족이나 질병 확대 등 인도주의적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인식이 없을 때는 모금 활동이 더욱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맥코믹 대변인은 유니세프의 대북 사업은 아직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더 많은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사업 규모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