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 씨가 석방되면서 지난달 말 북한 경비정에 의해 예인돼 현재 16일째 억류 중인 800연안호 선원 4명이 언제 풀려날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유 씨 석방을 계기로 연안호까지 조속히 풀려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 억류됐던 유성진 씨가 석방됨에 따라 지난 달 30일 북한 경비정에 의해 예인된 '800연안호' 선원 4명의 석방 문제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13일 유 씨 귀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연안호 선원들도 하루빨리 귀환하길 바란다"며 "현재까지 연안호와 관련해 확인할 만한 사안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연안호 선원들도 하루빨리 귀환하길 기대합니다. 오늘도 해사당국 간 통신을 통해 정부는 연안호 관련 상황을 북측에 문의하였으나 북측은 '조사 중입니다' 라고만 답변을 했습니다."

연안호는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조업을 마친 뒤 귀환하던 중 위성위치 확인시스템(GPS) 고장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갔다가 북한 경비정에 의해 예인됐습니다. 이후 한국 정부는 남북 해사당국 간 통신을 통해 연안호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으나 북한은 '조사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 일각에선 유 씨가 석방된 만큼 연안호 선원들의 송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유 씨와 연안호 문제에 대해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유 씨의 경우 간첩죄 혐의를 일방통보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연안호에 대해선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군 당국과 언론매체들은 앞서 연안호에 대해 '북한 영해에 불법 침입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정부는 과거에도 북한이 '불법 영해 침입'이란 표현을 사용한 만큼 특별히 문제될 만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유 씨 석방에 이어 연안호도 조기 송환될 경우 김정일 위원장의 남북관계에 대한 의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며 "대북 기조에 변화는 없겠지만 향후 남북관계를 관리하는 데 한국 정부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북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선원 억류 문제로 굳이 판을 깨려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를 지낸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입니다.

"작은 것 때문에 큰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어차피 연안호나 남북관계는 큰 문제가 아니니까 (김정일 위원장의) 큰 그림 속에서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겁니다. 현정은 회장이 돌아오면 석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유 씨의 석방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진전이 더딜 경우 연안호 억류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담길 대북 메시지와 유 씨 석방 이후 한국 정부의 기류 등을 지켜본 뒤 연안호 선원을 석방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유 씨 석방과 함께 연안호 선원들도 돌아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선원 가족들은 억류 사태가 오래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 씨의 석방으로 연안호 선원들이 송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에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연안호 선장 박광호 씨 부인 이모 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16일 째인데 아무런 소식을 접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미국 여기자들은 가족들과 통화도 했다는데 저희들은 전혀 소식도 못 듣고 그저 조사 중이라고만 하고 목소리 한번 듣지 못하고 있어요. 건강한 건지 밥은 제대로 먹고 있는 건지 네 분 다 같이 생활을 하고 있는 건지 그걸 몰라서 궁금하고 건강이 제일 걱정돼요. 다른 이들은 나왔는데 저희 남편은 안 나와서 눈물 밖에 안 나옵니다."

이 씨는 "미국 여기자들이나 유 씨처럼 선원들도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선원들이 조속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더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