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오늘(12일)로 사흘째 평양에 머물고 있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현지 시찰차 함흥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져 한국 내에선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현정은 회장이 평양에 들어간 지 사흘짼데 아직 김 위원장과의 면담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12일 현대그룹과 한국 정부에 따르면 두 사람의 면담과 관련해 전해진 소식은 없습니다. 현 회장의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11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었지만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현 회장은 당초 2박3일 일정을 하루 연장해 놓은 상태입니다. 한국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방문 기간 연장 승인 신청을 해야 하잖아요, 신청을 오늘 오전에 해서 오전에 승인이 됐어요.”

문) 그런데 김 위원장이 시찰차 함흥으로 갔다는 보도가 있었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새벽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는 김정숙해군대학을 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 시점이 12일 새벽이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대학을 방문한 시점이 11일이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의 이 일정 때문에 현 회장의 면담이 11일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또 김 위원장이 함흥 대극장에서 군 장병들과 함께 연극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현재 평양으로 돌아왔는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평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의 시찰지로 찾아 가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 일행과의 전화통화는 11일 밤 10시 한 차례 있은 이후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문) 현 회장 방북이 갖는 중요성에 비춰볼 때 면담이 김 위원장 시찰 일정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떤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답) 네 이와 관련해서 여러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뜸들이기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많습니다. 극적인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라는 얘깁니다. 또 사전 물밑협상에서 합의된 내용 이외의 새로운 북측의 요구가 제시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민간 연구소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길들이기 식 이런 목적도 있지 않나, 그러니까 현 회장이 물론 초청을 해서 만나는 주겠는데 그게 쉽게 만나는 것 보다는 지방에 가 있으면 거기로 오라고 해가지고 만남으로써 김정일 위원장이 쉽게 결심하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현대 쪽도 앞으론 잘 해야 된다, 이런 형태의 의도 이런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구요.”

이와 함께 일부 관측통들은 시찰지가 김 위원장 생모의 이름을 딴 군 관련 시설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대남관계에서 유화적 제스처에 앞서 선군사상의 핵심인 군을 다독이기 위한 행동이라는 추측입니다.

문) 그렇다면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의 석방 여부는 좀 더 기다려야 할 상황인가요?

답) 네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관측통들은 일단 현 회장의 김 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습니다. 또 면담이 이뤄지면 면담 직후 유 씨도 추방 형식으로 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북측이 유 씨 석방의 대가로 현대그룹,  또는 한국 정부에 모종의 새로운 요구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부 관측통들은 유 씨 석방 문제에 대해 당초 낙관론에서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문) 한국 정부와 현대아산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이번 방북을 사업자 차원의 방북으로 선을 그은 한국 정부는 여전히 현 회장 방북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은 현 회장의 일정 연장의 배경이 무엇인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조건식 사장은 11일에 이어 12일에도 당초 계획했던 개성 방문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개성 방문을 취소한 것은 현 회장이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해 13일 귀환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유 씨가 풀려날 경우 조 사장이 개성에서 유 씨를 인계 받는 대신 현 회장이 직접 데려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