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 전문잡지 `포린 폴리시(FP)’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을 전세계 권력자의 골치거리 2세 5명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했습니다. 이 잡지는 김정남의 어린 시절이 순탄치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포린 폴리시(FP)는 최신호 인터넷판에 게재한 ‘세계 최악의 아들들 (The World’s Worst Sons)’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김정남을 중국의 후아이펑, 리비아의 한니발 가다피, 영국의 마크 대처, 아랍에미리트연합 (UAE)의 셰이크 이사 빈 자예드 알-니얀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지도자들의 골치 아픈 아들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세 아들 가운데 장남인 김정남은 한 때 김 위원장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언급됐었지만, 최근 후계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 해병대지휘참모대학 교수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전통적인 수순으로는 장남인 김정남이 김 위원장의 뒤를 이를 것으로 생각됐었지만, 그가 물의를 빚는 행동들을 하면서 후계자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포린 폴리시는 김정남이 지난 2001년 일본의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중국어로 ‘뚱뚱한 곰’이라는 뜻의 가명을 사용해 도미니카공화국 위조여권으로 세계적인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려다 적발됐던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포린 폴리시는 당시 사건은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만나는 등 드물게 언론의 긍정적인 주목을 받았던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게 큰 수치를 안겨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포린 폴리시는 이 사건을 계기로 김정남은 아버지의 눈 밖에 났고, 현재 그의 이복동생이면서 김 위원장의 아들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김정운이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남은 지난 달 마카오 방문 중 일본 텔레비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권력 승계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마카오와 베이징을 오가며 살고 있는 김정남은 또 자신이 최근 중국으로 망명했다는 설 역시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김정남의 성격과 행태와 관련해 포린 폴리시는 그가 순탄치 않은 성장 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아버지가 괴벽스럽고(eccentric), 핵무기로 무장한 극단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가운데 성장 과정이 순탄할 리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어머니 성혜림이 기존의 남편과 강제로 이혼하고 김 위원장과 동거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정남의 어머니인 성혜림은 김 위원장과의 동거로 김정남을 나았으나, 이후 신경쇠약증에 걸려 러시아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 출신인 고영희와의 사이에서 김정철과 김정운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한편 포린 폴리시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아이펑은 아버지의 권력을 이용해 각종 이권을 챙기고, 리비아의 지도자 무아마르 가다피의 아들 한니발 가다피는 음주 후 과속과 폭력적인 행동으로 ‘세계 최악의 아들들’ 반열에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른바 ‘철의 여인’으로 통하는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아들인 마크 대처는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쿠데타를 지원했고, 자예드 빈 술탄 알-니얀 전 아랍에미리트연합 (UAE) 대통령의 아들인 셰이크 이사 빈 자예드 알-니얀은 가혹한 고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