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사망, 실종된 미군 20명의 기록을 조사,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간 전쟁포로 공동조사단의 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전쟁 중 옛 소련으로 이송된 한국 군 포로들에 대한 정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담당국, DPMO (Defense POW/MIA Personnel Office)의 필립 오브라이언 씨는 지난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 20회 ‘전미 가족연합’ 연례회의에서 북한 내 한국전쟁 사망, 실종 미군 사례 20건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브라이언 씨는 북한에서 사망, 실종한 참전 미군과 관련한 국방부의 조사 경과를 묻는 질문에, 이들은 마지막 목격 당시 북한에 생존해 있던 사람들이라며, 일부는 비행기 조종사이며, 일부는 지상군 소속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이언 씨는 이어 이들은 마지막 목격 당시 북한 내 주요 포로수용소에 있었거나, 일부는 수용소로 이동 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20명은 현재까지 이뤄진 정보와 조사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라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 이들에 대한 기록과 증언 등을 추가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오브라이언 씨는 설명했습니다.

미군은 지난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치러진 3년 간의 한국전쟁에 참전해 3만 7천 명이 사망하고, 8천 1백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미국은 지난 1996년부터 북한과 공동으로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지난 2005년 북 핵 문제가 악화되자 이를 중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연례회의에서는 ‘미-러 전쟁포로와 실종자 공동조사위원회(U.S.-Russia joint commission on prisoners of war and missing in action)’의 재개 전망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미-러 전쟁포로와 실종자 공동조사위원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실종된 군인을 찾기 위해 지난 1990년대 초 만들어졌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2004년 활동이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전쟁 실종자 수색 공동작업에 합의하는 외교협정 문서를 교환하면서 공동조사위원회의 부활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입니다.

오랫동안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와 전쟁포로 문제를 연구해 온 마크 사우터 씨는 이날 회의에서 미-러 공동조사위원회의 활동 재개로 그동안 제기돼 온 한국군 전쟁포로들의 소련 이송 여부에 대한 확인이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질문했습니다.

사우터 씨는 한국전쟁 중 포로가 된 많은 한국 군 병사들이 옛 소련의 시베리아로 이송됐다는 많은 증언들이 있었다며, 미국이 러시아 내 미군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동맹국인 한국 군에 대한 조사도 함께 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등 동유럽 내 미군 실종자 조사를 담당하는 미 국방부의 노옴 카스 씨는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직접적인 협조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동맹국의 전사자나 실종자 유해나 정보를 발견할 때마다 언제나 이를 동맹국 정부에 제공하고 있다고 카스 씨는 말했습니다.

한국 군 병사들의 소련 이송 문제는 지난 2007년 미 국방부의 한 비밀해제 문서가 공개되면서 불거졌습니다.

당시 문서는 강상호 전 북한 내무성 부상 겸 군 총정치국장의 진술을 토대로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포로 수천 명이 미군 등 유엔군과 함께 북한에서 소련으로 끌려갔고, 정전협정 후 포로교환 때도 송환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전 참전 중 중공군의 포로가 된 미군 리처드 데서텔즈 병사 가족들의 서한이 미 국방부에 전달되기도 했습니다.

데서텔즈 병사의 가족들은 미국이 중국 정부에 실종 미군과 관련된 정보 공유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도록 촉구했습니다.

중국은 한국전쟁 이후 50년 동안이나 데서텔즈 병사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거부하다가, 지난 2003년 그에 대한 9~10장의 정보 문서를 갖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그 문서가 기밀이라며 아직까지 그 내용을 미국에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