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가 최근 초.중등 교사들을 대상으로 발간한 통일교육지침서에서 북한을 퇴행적 체제로 명시하고 남북 간 평화의식 함양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때문에 악화된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은 최근 발간한 ‘2009 통일교육지침서’에서 북한 정치체제를 퇴행적 체제로 규정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달 30일 발행한 새 지침서에서 “북한이 김일성-김정일의 절대권력과 주체사상에 지배되는 퇴행적인 체제적 특이성과, 당-국가의 지배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공산주의 체제의 일반적 특성을 갖고 있음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지침서는 해마다 발간돼 초.중등 교사들의 통일교육 자료로 활용되는 것으로, 지난 해 지침서에서는 북한의 정치체제를 ‘독특한 체제’라고 규정하고, “집단적 소유와 계획경제, 당과 국가의 지배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주의 체제의 기본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해 올해 지침서보다 완화된 표현을 쓴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교육원 오충석 교육총괄과장은 북한내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이제 최근에 보면 3세 세습 하는 움직임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이 좀 시대와 안 맞는 거꾸로 가는 거라서 그런 것들을 좀 분명히 하려고 차원에서 퇴행적이라는 말을 썼구요.”

새 지침서는 또 최근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해 “북한이 위협과 협상을 반복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새 지침서는 지난 해까지 학교통일교육 과제로 포함시켰던 ‘평화의식 함양과 상호존중 자세 확립’ 조항도 삭제했습니다.

통일교육원 오충석 교육총괄과장은 같은 내용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일 뿐 취지 자체가 아예 빠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교육 과제에 보면 민주시민 의식 함양 이런 부분이 있구요, 그 다음에 민족공동체 의식 함양 이런 부분이 있어서 북한을 같은 민족이자 상생공영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내용들이 있어서 좀 중복된다는 의미에서 그 부분을 좀 정비하는 차원에서 2중 3중으로 계속 논의되는 부분들을 좀 정비하는 차원에서 한 거 거든요.”

실제 새 지침서는 학교 통일교육 과제가 아닌 별도 페이지에서 “학생들에게 상호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민주시민 의식과 민족공동체 의식을 함양시켜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과 남북관계를 보는 시각이 정권에 따라 크게 변함에 따른 혼란과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공주교대 박찬석 교수입니다.

“그동안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포함해서 한 10년 동안 평화의식을 함양하는 게 중요한 통일교육의 내용이었는데, 이 것이 2년 사이에 상당히 축소되고 북한에 있는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현실감 있게 부여한다, 이러한 측면으로 나가기 때문에 학생들한테는 사실 북한 실상을 아는 데는 좀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남북한의 어떤 통일을 생각하고 평화를 생각하는 이러한 것들이 너무 좀 축소되지 않았나 이런 우려가 좀 있습니다.”

통일교육원은 이 지침서가 교과서를 제작하는 데도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권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