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 상반기에 모두 73회에 걸쳐 현지 지도 등 공개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횟수로 가장 많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현지 지도는 자신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고 경제 회복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올 상반기에 모두 73회에 걸쳐 공장과 군 부대 등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올 1월부터 6월 사이에 총 73회의 공개 활동을 했는데,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배나 많은 것입니다. 김 위원장의 지난 해 상반기 공개 활동은 49회였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현지 지도를 활발히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지난 해 8월 뇌졸중 등 건강 이상으로 석 달 간 자취를 감췄던 김 위원장이 북한주민들과 국제사회에 자신의 건재를 알리기 위해 의식적으로 공개 활동을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경제 살리기’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4월 말부터 경제를 살린다며 ‘1백50일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일선에서 진두지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서울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입니다.

“올해가, 2012년도가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설정했다고 봤을 때 올해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의중은 공개 활동 내용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군부대 방문을 24회, 그리고 경제 부문을 15회 현지 지도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공장을 30회 방문한 반면 군 부대는 11회 방문에 그쳤습니다. 경제 분야에 대한 현지 지도가 늘어난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하는 인물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 해에 김 위원장을 가장 자주 수행했던 인물은 김기남 당 비서와 군부의 현철해와 이명수 대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김정일 위원장을 자주 수행한 인물은 김기남 당 비서와 장성택 당 행정부장,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이었습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은 올해 42회나 수행해 지난 해에 비해 3배가 늘었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정창현 교수는 장성택 부장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북한 권력 판도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 지금 노동당의 중요한 업무는 대부분 장성택 행정부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생각과 호위 임무에 이르기까지… 김정일 위원장의 역할이 일정 부분 장성택 부장에 위임돼 있는 것 같습니다. ”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이 15년 만에 현지 지도에 모습을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난 달 초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주군에 있는 동봉협동농장을 현지 지도한 소식을 전하면서 김경희 부장이 관계자들과 함께 서 있는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김경희 부장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15년 만의 일입니다

사진 속의 김경희는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수척한 모습이었습니다. 서울의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 데일리 NK’의 손광주 편집국장은 김경희 부장이 등장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운의 후계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광주 액트> “김일성-김정일 그리고 3대로 이어지는 백두산 가문은 2천3백만 북한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편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 지도 사진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김 위원장은 현지 지도 중 빠른 걸음걸이로 여기저기를 돌며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머리 숱이 많이 빠지고 얼굴이 매우 초췌한 것이 확연히 드러나 보일 뿐 아니라 체중도 많이 준 것으로 여겨집니다. 또 과거와 달리 의자에 앉아 보고를 받거나 지시하는 모습이 공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