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지난 주에 미국 회계감사원, GAO가 미국 연방정부 건물의 보안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연방 상원에 제출했는데, 이 보고서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회계감사원은 2008년에 연방정부 건물 10곳을 정해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이 실험이 어떤 실험이었냐면요, 비밀요원들이 폭약과 뇌관이 든 가방을 가지고 연방건물에 들어갈 때 거쳐야 하는 보안검색을 과연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죠?

(문) 실험 대상에 포함된 연방 건물은 보안수준이 높은 국토안보부와 법무부 그리고 국무부 소속 건물 등이었다고 하던데, 실험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답) 네, 놀랍게도 실험을 했던 10군데 건물 모두에서 검색을 통과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폭발물을 조립할 수 있는 부품이 든 가방을 가지고 검색대를 유유히 통과한 요원들은 건물 내 화장실에서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소형 폭발물을 조립할 수 있었고요, 또 이 폭탄을 가지고 건물 안을 활보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회계감사국 요원들은 일반 상점이나 인터넷에서 폭탄을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들을 살 수 있었다는데요, 이런 부품을 사는데 단돈 150달러가 들었다고 합니다.
   
(문) 미국 연방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지품을 X레이 투시기에 넣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X 레이 투시기에 이런 위험물질들이 걸리지 않았단 말인가요?

(답) 네, 회계감사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니까요, 폭발물이 든 가방이 투시기를 통과해도 어느 누구도 이것을 감지해 내지 못하더군요. 보고서에 따르면 심지어 몇몇 건물에서는 경비원이 투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물건들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문) 연방 건물에 대한 경비는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경비국, FPS가 맡고 있죠?

(답) 네, 이 FPS는 미 전역에서 약 1백만 명이 일하는 건물 9천여 곳을 경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1천 2백명의 자체 인력과 외부에서 고용한 경비원 1만 3천명으로 연방 건물에 대한 경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 이렇게 경비에 허점이 있었던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겠죠?

(답) 그렇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FPS업무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외부 용역 경비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아주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보안검색에서 필수적인 X레이 투시기와 금속탐지기 작동법을 포함한 각종 훈련을 총 128시간을 받아야 되는데, 일부 경비원들은 지난 2004년 이후, 이런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경비원들에 대한 교육 훈련이 허술하다 보니까, 보안 검색에 허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연방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인 조 리버맨 상원 의원이 이번 보고서를 받아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지난 1993년에 일어난 오클라호마 시 건물 폭탄 공격과 2001년 9.11 테러 이후에 미국에서는 수시로 보안을 강조했는데, 정작 연방 건물 출입구부터 구멍이 뚫려 있었군요.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빚대서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 볼까요?

(답) 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밀어닥친 경제 위기 때문에 미국의 많은 금융기관들이 문을 닫고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금융기관이 문을 닫거나, 아니면 파산 보호 신청을 하고 회생에 들어가는 과정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고 합니다. 가령 회사가 망했으니까, 그냥 문을 닫는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란 말이죠? 남은 재산을 정리하고 회사 문을 닫거나 정리하는데 막대한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문) 얼마 전에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를 보니까요, 작년에 파산신청을 한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현재까지 파산 보호 작업을 위해 쓴 돈이 무려 3천억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 사는 작년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신청을 한 바 있었는데요, 파산 신청 이후 올해 6월까지 약 9개월 동안 미국 돈 2억 6천 260만 달러, 한국 돈으론 약 3천 36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통계를 보면 리먼 브라더스 사로부터 가장 많은 돈을 챙긴 회사는 뉴욕에 있는 알바레스 앤드 마셜사로 지금까지 모두 1억 1천 5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네요.

(문) 망한 회사가 회사를 정리하는데, 무려 3천억원이나 쓴다는 게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답) 방금 말씀드렸지만, 리먼 브러더스 같은 회사가 망하게 돼서 이런 회사를 정리하게 되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예를 들면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일단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할 것이고요, 또 회사를 정리하면서 이 재산을 어떻게 누구에게 분배해야 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하겠죠? 그런데 리먼 브라더스 같은 회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파생금융상품이 회사 수익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회사기 때문에 남아있는 회사 자산을 정리하는 작업이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문) 게다가 기업에 대한 파산 보호 신청은 법원이 관리하기 때문에, 법원에서 관련 자료나 서류도 많이 요구하겠죠?

(답) 그렇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회사 자체 인력으로는 업무 진행이 불가능해서, 법률 회사나 각종 자문 회사에 엄청난 돈을 맡기고, 회사를 정리하는 것이죠. 리먼 브러더스에 파산 관련 자문을 해주고 있는 한 회사는 125명의 인력이 20개 분야에 걸쳐서 파산 자문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최근에 미국 안에서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파산 보호 신청을 했는데, 그렇다면, 이런 와중에 호황을 누리는 회사들이 있겠군요?

(답) 물론입니다. 가령 파산보호 신청을 한 제네럴 모터스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 같은 경우는 그동안 자문 비용으로 1억 3천만 달러를 청구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의 와중에 많은 미국 굴지의 회사들이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법률회사와 구조조정 자문회사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막대한 자문료를 챙길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망한 회사들이 엄청나게 많은 돈을 들여 파산 보호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참 역설적이군요. 이런 면이 또 자본주의 경제의 색다른 모습이기도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