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에서는 해마다 큰물 피해가 거듭돼 왔는데요. 한 해 농사와 주민들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수해, 어떻게 하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문) 오늘(9일) 한반도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와 강원도 홍천에는 2백5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서울도 폭우에 따른 물난리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북한 지역의 큰물 피해 우려, 올해도 예외가 아닌데요. 

답) 네, 특히 올해는 한반도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상돼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8월, 북한에는 그야말로 ‘물폭탄’이 떨어졌었는데요. 평양에는 하루 동안 2백50mm 의 폭우가, 또 강원도 이천군에서는 무려 8백40mm, 대동강 중상류에서는 5백24mm 의 비가 내려 엄청난 큰물 피해를 겪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 연구위원에 따르면 당시 큰물 피해로 인한 재산 손실과 농작물 피해, 농경지와 농업구조물 복구비는 북한 국내총생산, GDP의 1%에 달하는 2억7천5백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농경지 침수 피해로 곡물 수확량이 줄어 식량난이 가중됐었죠. 이어 지난 해에도 강원도에 2백80 mm, 황해북도 1백30 mm 등의 강우량을 기록해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문) 한 번 침수 피해를 입은 지역은 계속 같은 피해가 잇따를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 주민들의 주의가 필요한데요. 우선 수해가 발생했을 시 가장 기본적인 대처 요령을 짚어볼까요.

답) 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예방입니다. 이미 북한 주민들이 해마다 경험했다시피 한 번 큰물 피해를 입은 후 사후약방문 식으로 복구하는 것보다 예방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침수 우려가 있는 저지대나 위험지역 주민들은 사전에 집 주변의 하수구나 축대, 담장을 수시로 점검해야 합니다. 빗물받이 위에 덮개나 쓰레기가 있다면 반드시 제거하는 등 조금이라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막아야 합니다. 지하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높은 곳으로 옮기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또 대피할 경로와 대피할 곳을 확인하는 것도 빠뜨려서는 안 되겠죠.

문) 주민들의 대응 요령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북한 당국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책이 필요할 텐데요.  

답) 맞습니다. 북한은 전반적으로 열악한 기반시설로 재해 대응 능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여러 전문가들은 북한의 큰물 피해를 천재가 아닌 인재로 보고 있습니다. 삼림 훼손으로 토양이 침식되고 그 결과 하천이 수분 조절 기능을 잃어 강이 자주 범람하는 등 대부분의 시설이 제대로 된 홍수 예방 기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식량난과 에너지난으로 주민들이 밭 개간을 위해 나무를 뽑거나 땔감으로 나무를 이용하면서 큰물 피해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물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북한 농업성을 중심으로 해마다 여름철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해왔습니다. 북한 농업성은 홍수 피해 예방지휘부를 구성하고 상습 피해지역에 공무원들을 파견해왔습니다. 또 평양과 황해남북도 등에서는 수문 조작을 쉽게 하기 위해 양수 시설 등을 정비하고, 곳곳에서 저수지 둑 방제 작업도 했구요. 특히 국토관리 총동원 기간 등을 정해 전국적인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문) 하지만 최근까지도 큰 비만 오면 엄청난 피해를 겪었던 북한에서 당장 선진국 수준의 피해예방책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텐데요.

답) 네, 그래서 사후 대책도 물론 중요합니다. 지난 2007년 큰물 피해 때의 경험을 되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수해 직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피해 상황을 알리고 신속하게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수해 사흘 만에 세계식량계획, WFP 측에 예비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열흘 만에 공식 지원을 요청하는 등 상당히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당시 여러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북한 당국이 이전보다 즉각적으로 긴급 상황 조사를 위한 국제기구 요원들의 현장접근을 허용했고, 모니터링과 구호물자 전달 확인 과정에서도 잘 협조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 같은 적극적인 대응으로 당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순조롭게 진행됐고, 모금도 원활히 이뤄졌었습니다.

문) 올해 큰물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북한에 주재 중인 국제기구나 민간단체들도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요. 주민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답) 우선 주민들은 거주지 인근의 북한 적십자사 지역 사무소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미리 알아둘 것을 권합니다. 국제적십자연맹, IFRC와 북한적십자사는 지난 해부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재해예방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IFRC에 따르면 북한 적십자사와 연계해 함흥에 구호품 저장소를 신설했고, 재난에 대비해 북한 전역 7개 적십자사 저장 창고에 구호물자를 비축했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 평양사무소의 핀 야로 로드 소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IFRC는 올해 큰물 피해가 발생하면 적어도 3개월 간 사용할 수 있는 구호물품과 주방도구, 담요 등1백만 명 분의 구호물자를 준비해 뒀다며 이 같은 분량은 현재 북한 내 그 어떤 유엔 기구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많은 량이라고 말했습니다.

IFRC는 또 수해 피해가 잦은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황해북도 등 3개 도, 50개 군에서 ‘지역 재난방지’ 사업을 벌이고, 이들 지역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재난관리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열어왔습니다. 이밖에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나무심기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문) 이 같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지원으로 올해 재난 위기 상황에서는 북한주민들이 입는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답) 네, 궁극적으로는 튼튼한 농업 기반을 조성해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기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