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추적을 받던 중 북한으로 되돌아간 북한 선적 강남호 사건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로부터 강남호 사건의 의미를 들어봤습니다.

강남호 사건은 유엔 안보리가 지난 달 12일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 1874호를 채택한 뒤 처음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미 해군은 유엔 결의에 따라 구축함을 동원해 이 선박을 추적했고, 강남호의 목적지로 알려졌던 버마와 싱가포르 등도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이행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유엔 안보리 결의가 ‘종이 호랑이’가 아니라는 점을 평양 당국에 일깨워주면서, 동시에 국제사회를 단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미국의 민간단체인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제임스 쇼프 박사는 말했습니다.

북한이 강남호 사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기피 국가’가 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번에 강남호가 돌아간 것은 버마 당국이 ‘화물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나라조차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국을 의식해 가급적 북한과의 접촉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제임스 쇼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쇼프 연구원은 북한은 과거 방코델타아시아 (BDA0 은행 사건으로 국제 금융계에서 거래 기피국이 됐었는데 강남호 사건에서 보듯 이번에는 바다에서도 기피 국가가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제2, 제3의 강남호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행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있기 때문에 금수 품목을 실을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의 선박은 언제든 추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무기 판매가 차단되면서 북한의 외화난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서 근무했던 탈북자 김광진 씨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강남호 등을 이용해 버마와 중동 각국에 무기를 팔아왔습니다.

무기 판매를 통해 조성된 돈은 창광은행을 통해 당 군수공업부에 들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선박 운항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북한의 무기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현재 워싱턴의 인권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의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입니다.

“수익이 줄어들고 외화가 막히면 자기 충성분자에 가는 대가가 줄어들고 또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돈도 딸리게 되는 것이지요.”

2천t급 화물선인 강남호는 지난 달 17일 무기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상자들을 싣고 남포 항을 출발해 남중국해로 향했습니다.

그러자 미 해군은 무기를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즉각 강남호 추적에 나섰고, 강남호는 열흘 이상 항해하던 지난 달 28일 갑자기 항로를 변경해 6일 북한에 도착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씨는 버마와 북한 모두 유엔 결의와 충돌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아 배를 돌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강남호는 무려 1만2천 킬로미터를 바다에서 떠돌다 다시 북한으로 되돌아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