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입국한 탈북 청소년 10명 중 6명은 중국에서 또다른 제3국을 거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탈북 과정에서 가장 위험이 가장 덜한 나라로 몽골이, 가장 위험한 나라로는 중국이 꼽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탈북 청소년의 60%가 중국을 거쳐 제3국에 머물다 한국에 들어오고 경유 국가로는 몽골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탈북 청소년 교육기관인 한겨레중고등학교가 지난 해 입소한 탈북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을 거쳐 몽골을 통해 한국에 왔다는 응답이 전체의 3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중국을 거쳐 태국으로 온 경우가 18%, 중국-베트남은 9% 중국-버마 2% 순이었습니다.

한겨레중고등학교 곽종문 교장은 “몽골의 경우 탈북자들을 적발 시 강제북송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상대적으로 국경을 넘기 쉬운 태국이나 캄보디아보다 몽골을 많이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몽골의 경우 탈북자들이 신변의 두려움을 적게 느끼는 국가로, 탈북자 중 한 명도 강제북송 되거나 체포되지 않았다고 (탈북자들로부터) 들었습니다. 국경을 넘는 어려움 등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탈북자들이 경유지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강제북송과 체포 여부가 최우선의 고려 요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몽골 정부의 경우 중국을 거쳐 들어오는 탈북자들의 제3국 행을 묵인하는 등 중국보다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여름이나 겨울엔 몽골로 가는 게 쉽지 않아 봄이나 가을에만 몽골행을 택하고 겨울에는 남방인 태국행을 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국경을 넘기 가장 어려운 나라로는 중국이 꼽혀 중국에서 한국으로 바로 입국하는 경우는 19%에 그쳤습니다.

곽종문 교장은 “탈북 청소년들 상당수가 살기 가장 고통스런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며 “특히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중국 정부의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이 심해졌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국경을 넘기도 어렵고 살아남거나 숨어있기가 위험하다고 합니다. 공식 확인된 바는 없지만, 상당수의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중국 공안들이 탈북자를 신고하면 포상금이 군인 월급의 3배를 준다고 합니다. 일부는 돈벌이를 위해서도 탈북자들을 공안에 신고하거나 체포하는 경우도 있구요. 이런 경향이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서 2년 간 심했다고 들었습니다.”

곽 교장은 이어 “중국을 통해 바로 한국으로 올 경우 브로커 비용이 1천 만원이 들 정도로 쉽지 않아 북한에서 고위직이었거나 먼저 탈북한 가족의 도움을 받는 이들만 중국에서 바로 입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환 조사연구팀장은 “중국이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면서 예전보다 중국에서 바로 오는 경우가 줄었다”며 “중국이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탈북 경로로 동남아 루트가 활성화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동남아 국가 등 3개 국가를 경유하는 경우도 27%나 됐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을 거쳐 베트남과 버마, 라오스 등을 통해 태국을 경유하는 경우가 16%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영환 팀장은 “아이들의 경우 한국에 먼저 온 부모와 친척의 도움을 받아 편하게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반해 성인 탈북자들의 경우 10명 중 8명은 2개국 이상을 거쳐 한국에 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른들의 경우 비용 마련도 어려워 몇 개국을 거쳐 오지만 애들의 경우 편하게 오게 하려는 게 부모들 마음이다 보니 중국을 통해 바로 오는 것을 선호합니다. 신분 노출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브로커들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쉽게 한국으로 들어오고 방향을 택하고 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6월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1천3백 여명으로, 현재 1만 6,354명이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