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 간 3차 개성 실무회담이 어제 (2일)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나면서 당분간 회담이 파행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미 부분휴업 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한계상황이 가까웠다며 크게 낙담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 당국은 2일 열린 3차 개성 실무회담에서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하고 헤어짐으로써 당분간 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파행운영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3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북측이 토지임대료 5억 달러 인상안의 우선 해결만을 주장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진전이 없었다며 차기 회담 일정 제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구체적인 회담 제안을 향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면서 북측 입장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해 보고 검토를 해 보면서 검토를 하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한국 측이 3개월 넘게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석방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오후 회담 속개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토지임대료 인상을, 한국은 유 씨 석방을 사실상 다른 모든 개성공단 현안 협상의 선결조건으로 내걸면서 양측의 입장 차가 확연히 드러나 차기 회담의 전망도 매우 불투명해졌습니다.

남북한은 상대방이 최우선 현안으로 여기고 있는 문제에 대해 분명한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한국 측은 토지임대료 인상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측은 최근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에게 보낸 통지문을 통해 유 씨에 대해 "북한 체제를 비난하고 탈북을 선동하는 매우 불순한 범죄를 감행했고 이런 자들에 대해선 인민이 추호도 용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유 씨를 이미 중죄인으로 단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실무회담을 장기전으로 보고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토지임대료 인상안과 관련해 북한의 의중이 단순히 현금 5억 달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실무회담이 있던 날 북측이 동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 4발을 쏘아 올린 행동은 6.15 공동선언 불이행 등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회담이 있는 날 북한이 미사일 4발을 발사하는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북한이 돈 문제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대남 부분에서의 회의, 그리고 근본적인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그러한 대남 부분에서의 북한의 행보를 보이기는 어렵다, 이런 것들을 좀 명확하게 보여준 상황들이 어제의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개성 실무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북한의 2차 핵실험 등으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 속에서 좁아진 것도 당분간 회담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전반적으로 지금 이제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도 그렇습니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하고 있고, 거기에 동참해야 하는 남한 정부의 입장에서 사실 북한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봐야죠."

이번 회담 결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번 3차 회담에서 북측의 공단 출입 제한 해제 등 일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지난 1, 2차 회담보다 후퇴한 모양새로 끝나자 크게 낙담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통행 제한 등으로 인해 주문 취소가 잇따라 이미 부분 휴업에 들어간 회사들이 많은 탓에 이젠 줄도산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유창근 부회장입니다.

"지금 개성공단 기업들은 이미 휴업 조치를 내린 기업들이 여럿 있고… 이제 일부는 지금 도저히 개성공단에서 조업하기가 어려워서 설비 반입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이 달에는 아마 일부 어떤 기업들의 어려운 사실들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까…"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폐쇄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양측이 당장 판을 깨는 행동을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설사 회담이 조기에 재개되더라도 당분간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