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위협 등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도발적 행태가 계속되면서 일본 내 한인들이 애궂은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유달리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본 내 여론 때문인데요,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일본에는 현재 약 1백만 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가거나 자의로 이주해 1945년 해방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남은 한인들과 그 자손입니다.

불행한 사실은 남북한이 두 쪽으로 갈라져 있는 것처럼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들 대부분도 이념에 따라 남한 지지자들과 북한 지지자들로 나뉘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흔히 조총련으로 불리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에 소속돼 있습니다. 조총련 국제국 부국장인 문광우 씨의 말입니다.

문광우 씨는 남한인들은 미국에 의존한 채 조선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조총련은 북한의 외교와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총련은 이 같은 입장에 따라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맞서는 북한 정부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조총련은 지난 몇 십 년 간 북한에 자금을 송금해 왔고, 아울러 일본 내 조선인 학교 운영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다양한 제재가 실행에 옮겨지면서 조총련이 북한으로 보내는 자금은 사실상 전면 차단된 상태입니다.

조총련과 달리 남한 정부를 지지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민단으로 불리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에 소속돼 있습니다. 이 단체의 홍보 담당자인 배철은 씨는 민단이 그동안 조총련 소속 한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배 씨는 과거 한 때 양측은 활발히 교류하기도 했지만 조총련 측이 민단과의 관계를 정치화 하고 양측의 모임에 대해 평양에 보고하는 바람에 교류가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내 한인들은 대부분 과거 일본 정부에 의해 당했던 심한 차별 조치 때문에 한국인이나 조선인으로서의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단과 조총련은 일본사회에서 한인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달리 합니다.

민단 소속인 배철은 씨는 한인들이 일본정치에서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단 회원들은 비록 일본 국적을 갖고 있지는 않아도 투표권을 부여 받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총련 측은 일본에서 투표하는 것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민단을 비애국적이라고 비판한다고 배철은 씨는 말합니다.

많은 일본인들은 과거 한인들을 경멸하면서 한인들에게 좋은 직업과 좋은 학교 입학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른바 한류 등 한국 문화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인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적 행동들은 다시 한번 일본에서 한인들에 대한 반감을 되살리고 있고, 일본인들은 특히 조총련에 큰 거부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사이타마대학의 후쿠오카 먀수모리 교수의 말입니다.

일본 내 극렬주의자들이 종종 한인 학생들을 공격하면서, 가령 여학생의 교복을 칼로 찢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오는 9일까지 동해 상에서 선박항해 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일본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일본인들은 조총련을 더욱 경계하고 부정적으로 대하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