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늘 (2일) 미국과 한국 간에 맺은 원자력협정을 조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연료 재처리를 못하도록 한 현행 협정을 개정해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에 따라 한국 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돼 온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가 미-한 간 현안으로 부각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오는 2014년까지 완료해야 하는 미-한 원자력협정의 개정 작업과 관련해 빠른 시일 안에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 장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개정 협상에서 연료의 공급과 사용 후 연료의 처리 문제에 있어 상업적인 이익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중에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한-미 간에 협력을 좀더 구체적으로 정하고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의 의존도를 훨씬 더 높여야 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원료의 공급이라든가 또 쓰고 남은 원료의 처리 문제에 있어서 그것을 상업적인 이익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협의를 해 나가야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1974년 미국과 맺은 원자력협정에 따라 핵연료 재처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 내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국도 핵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며 원자력협정의 개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정부로선 일각에서 제기되는 '군사적 핵 주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평화적 핵 이용'이라는 기존 원칙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국은 일본과 달리 핵연료를 재처리하지 못함으로써 경제적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며 "현실적 이익을 위해 필요한 개정작업을 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영광과 울진 등 4개 지역 원자력발전소 20기에서 발생하는 연간 사용 후 핵연료는 7백t에 달해 2008년 말을 기준으로 1만t 가량이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미 국무부에서 비확산 업무를 담당하는 엘렌 타우셔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최근 상원 외교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 입장에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미국과의 협의에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해 이해를 구한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원자력협정이 만료되는 2014년에 앞서 2012년경 본격 개정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