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액면 그대로 적용해 북한의 불법 활동에 연루된 금융 거래만 제재하면 큰 효과가 없다고 미 의회조사국이 밝혔습니다. 의회조사국은 따라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각국이 결의의 요구 범위를 넘어 북한 무역회사들의 계좌도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각국이 결의안을 적극적(liberally)으로 해석해 북한 무역회사 소유의 은행계좌들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 CRS이 분석했습니다.

CRS는 1일 공개한 ‘북한의 2차 핵실험: UN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의 영향 (North Korea’s Second Nuclear Test: Implications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1874)’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불법 행위에만 초점을 맞춘 금융제재는 별다른 경제적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CRS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와 딕 낸토 박사, 마크 매닌 박사를 포함한 5명이 공동 작성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우선 북한의 자금과 금융 거래가 군부와 연관이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자금은 전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령 외국에서 북한의 상업 분야에 대출을 해도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의 회원국이 아니며,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서 융자를 한 기록도 없다며, 국제 기구로부터의 무역 자금 조달을 제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불법 활동 중 핵이나 미사일과 직접 연관된 자금은 적고, 유엔 결의에 새롭게 제재 대상으로 추가된 북한의 소형 무기와 경화기 거래 역시 중화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는 항공화물 검색에 대해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고, 선박화물 검색의 경우 절차는 구체적이지만 이를 선택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따라서 각국이 1874호가 요구하는 이상의 조치를 취해 북한 무역회사의 은행계좌를 제재해야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방코델타아시아 BDA은행을 통한 대북 제재에서 드러난 것처럼 만일 금융기관들이 미국과 북한 중 어느 쪽과 거래할지 선택에 직면하게 되면, 이들은 종종 합법적인 북한의 계좌들도 닫아버린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BDA와 같은 조치가 취해지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금지하는 금융 거래를 할 경우 해당 기관 전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제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금융기관에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해당 기관은 이렇게 되면 결국 북한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의 대외무역은 많게는 4분의 3이 중국과 이뤄지고 있다며, 1874호가 효과를 내려면 중국이 결의안이 요구하는 이상으로 광범위하게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