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오는 12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례 인권검토가 북한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신각수 제2차관은 한국 정부가 오는 12월 열릴 예정인 북한의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 UPR심의를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 차관은 29일 대한변호사협회와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서울 4.19기념도서관에서 연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 상황 정례검토 준비'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과 같은 국가는 스스로 인권 개선이 어려운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과 촉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EU, 미국 일본 등 여타 이사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북한 UPR심의가 북한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할 것입니다. 북한과 같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국가는 자생적 인권보호 능력 배양이 어려운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과 촉구가 없으면 개선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UPR의 장을 통해 북한 인권의 열악상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신 차관은 이어 "한국 정부는 인류보편적인 관점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른 사안과 분리해 대처한다는 입장"이라며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북한인권과 관련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6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 창설과 함께 마련된 UPR제도는 1백92개 회원국 모두를 대상으로 각국의 인권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제도입니다

회원국들은 4년마다 1번씩 심의를 받게 되는데 북한은 오는 12월 7일 인권이사회의 제 6차 UPR회의에서 처음 심의를 받습니다.

신 차관은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부각된 것은 오래됐지만,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보편적인 기준을 적용해 직접 심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신 차관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민간단체의 역할에 주목하고 "여러 제약이 있는 정부보다 민간단체의 경우 국제여론을 형성해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등 점진적으로 북한의 비참한 인권 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외교통상부 조태익 인권사회과장은 "북한이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을 논의하는 데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인권 결의 채택에 대해 북한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4가지 인권 협약에 가입하고 있고 성실하고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논의에 대해 이중적인 잣대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북한은 현재 시민적ㆍ정치적 권리규약, 경제사회 문화적 권리규약, 그리고 여성차별철폐협약, 아동권리협약 등 4개의 국제인권 조약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조 과장은 "UPR제도가 가입한 모든 국가들의 인권 상황을 공평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제 북한은 UPR제도를 유엔의 인권결의와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제도를 대체하는 제도라고 주장하는 등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과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오는 12월에 있을 UPR심의에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 과장은 "UPR제도가 북한 인권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선 북한이 최대한 국제사회의 권고사항을 수용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감시(monitoring)하고 관련 단체들 간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제도가 새로 생겼고 이제 정착하는 단계입니다. 이 제도는 적대적인 제도가 아니라 일종의 구조적 협력(Framework Cooperation)이므로, 긴밀한 공조와 협력,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에 일관되고 지속적인 시그널을 보내야 합니다. 분명하고 지속적인 메시지를 보낼 경우 북한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한편 토론회에선 북한에 대한 UPR심의를 앞두고 국내외 민간단체들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던 보고서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주민들의 식량권은 당국에 의해 통제돼 시장에서 식량을 구할 수 없는 6백만 명의 취약계층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북한이 가입한 경제사회 문화적 권리규약에 의하면  식량이 부족할 경우 정부는 외부원조 등 주민들의 식량을 확보할 의무가 있다"며 "북한은 군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식량 마련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시아인권센터(ACHR)도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은 출신 성분을 기반으로 한 계급제도를 도입해 식량, 의료, 교육, 직업 선택에 있어 차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