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59년째를 맞게 됩니다. 냉전시대에 6.25 전쟁을 한국과 미국이 일으킨 북침 전쟁으로, 또는 내전으로 기술했던 옛 소련의 교과서들과 달리 러시아의 현행 주요 교과서들은 6.25 전쟁을 북한의 남침에 따른 것으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25일은 한국전쟁 즉 6.25 전쟁이 발발한 지 만 59년이 되는 날입니다.

동서 냉전시대를 거치는 동안 옛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국가들은 역사 교과서 등을 통해 6.25 전쟁을 한국과 미국이 일으킨 전쟁 또는 내전이라고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옛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의 주요 역사교과서 최근 간행판들이 6.25 전쟁을 북한의 남침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내용 오류를 바로잡는 사업과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이길상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교과서 출판사인 쁘라스비쉐니 출판사가 2005년 간행한 ‘외국 국가들의 최신 역사’라는 책은 6.25 전쟁과 관련해 “세밀한 준비 후에 1950년 6월25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대가 38선을 넘어 남쪽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또 루스꼬에 슬로바가 2005년 출간한 ‘세계사’라는 교과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도자인 김일성은 남쪽 정부가 미국 도움으로 한국 전체를 장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믿었다”며 “그는 소비에트연방공화국 지도자 스탈린과 중화인민공화국 마오쩌둥의 승인을 얻었고 1950년 6월25일 조선인민군은 남쪽으로 공격을 시작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길상 교수는 러시아 교과서의 이런 변화는 국가 통제 하에 있던 옛 소련시대의 교과서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교과서 시장을 자유롭게 풀어 준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6.25 전쟁 원인을 남침으로 기술하는 흐름이 대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표적인 교과서, 최근에 나온 교과서 몇 권을 분석해 본 결과 대체적으로 북침설은 교과서 내용에서 다 없어지고 한국전쟁은 북한에 의해서 특히 스탈린의 후원, 마오쩌둥의 후원에 의해서 북한의 김일성이 어느 날 갑자기 공격을 개시함으로써 일어난 한반도의 전쟁이다, 이런 표현으로 통일돼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길상 교수는 “체코와 폴란드 등 과거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 그리고 중앙아시아 국가 등 옛 소련의 영향권 안에 있던 나라들 대부분도 6.25 전쟁을 북한의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길상 교수는 “1990년대 초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2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르면서 거의 모든 나라가 6.25 전쟁을 북한의 남침 때문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만은 아직도 6.25 전쟁을 내전으로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중국이 참전을 했었던 전쟁이기 때문에 만일 내전도 아니고 북한이 남침을 했는데 그 전쟁에 북한을 지원했다라고 하면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사회주의 국가로서 다른 나라를 침략한 게 되기 때문에 그런 관점을 바꾸기는 어렵겠죠.”

이길상 교수는 “이번 연구가 러시아의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주요 교과서가 한국전쟁과 관련한 오류를 시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