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과의 현 교착 상태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즉각 앨 고어 전 부통령을 특사로 평양에 파견해야 한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가 미 하원 청문회에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는 북한에 억류 중인 두 미국 여기자의 석방에 대한 보장이 없는 한 특사 파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어제 (17일) 열린 하원의 북한 청문회를 취재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북 간 긴장 상태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즉각 고위급 특사를 평양에 파견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 연구원은 17일 미 하원에서 열린 북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재 미-북 관계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던 1994년 이래 가장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앨 고어 전 부통령을 특사로 파견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해리슨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북한에 억류 중인 로라 링과 유나 리 기자의 석방 협상을 위해 북한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고어 전 부통령에게 오바마 행정부가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슨 연구원은 고어 전 부통령이 지난 5월 11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자신에게 미-북 관계 개선을 논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고 밝혔습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자신에게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미-북 간 교착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방북이 성공할 수 있도록 행정부가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중국계 로라 링 기자와 한국계 유나 리 기자는 고어 전 부통령이 설립한 캘리포니아 주의 케이블 방송인 `커런트 TV’ 소속으로 지난 3월 17일 북-중 국경 지역에서 탈북자 관련 취재를 하던 중 북한 군에 체포돼 최근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 또 다른 증인으로 참석한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특사 파견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연구원은 억류된 두 여기자의 석방이 이뤄진다는 보장이 없을 경우, 고어 전 부통령을 특사로 파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이 점을 명확히 하지 않고 특사를 파견할 경우 나중에 아주 좋지 않은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1994년 북한 군에 의해 피격된 미군 헬기 조종사 석방 협상에 간여했던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도 고위급 특사 파견을 지지하면서도, 1994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했지만 지금은 그와 동일한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허바드 대사는 따라서 미국은 여기자 석방 문제를 북 핵 등 다른 북한 문제와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셀리그 해리슨 연구원은 이날 유엔 결의안 1874호의 이행 과정에서 긴장이 고조된 결과 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 이후 외부세계와의 경험이 없는 국수주의적인 젊은 장성들이 큰 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은 6자회담에서 중유 제공을 이행하지 않고, 납치자 문제 등을 거론하는 일본에 큰 적대감을 갖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해리슨 연구원은 나아가 미국의 현실적 목표는 북한의 핵무기를 현재 수준으로 막는 것이어야 하며, 궁극적인 비핵화로 나가는데 필요한 선제조건으로 미-북 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