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요즘 미국 정가에서 관심사가 되고 있는 현안으로는 신임 대법관 내정자 인준 문제나, 국가 안보 문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지난 주말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현안이 생겼죠?

(답) 네, 바로 의료보험 개혁 문제입니다.

(문) 지난 주말에 외국 순방 길에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 의료보험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 했더군요?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6일에 발표된 주례 연설에서 미국 의료 보험 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의료 보험 체계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 건강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연방 상원은 오는 17일부터 백악관이 제안할 의료 보험 개혁안을 심의할 예정인데, 이를 염두에 둔 발언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쉽게 말해서, 현재 의료보험 제도에 문제가 많으니까,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하는 것이겠죠.

(문) 미국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몇가지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찬반론자들 사이에 합의를 이루기가 정말 불가능해 보이는 논쟁거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총을 소유하는 것을 허락할 것이냐 말 것이냐, 또 안락사나 낙태를 허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문제들이죠. 그런데 이 건강보험 개혁 문제도, 미국 사회가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건강 보험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 지난 20세기 초인 우드로 윌슨 대통령 시절부터, 가장 최근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 때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진정한 개혁을 내세우고 집권한 오바마 행정부도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젯거리 중에 하나인 이 건강 보험 문제를 개혁하기 위해서 칼을 빼 들었습니다.  

(문) 의료보험이나 또 다른 용어론 건강보험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 건강보험을 둘러싸고 미국에서는 정말 무수한 말들이 오가고 있죠? 그런데 각 집단들이 내놓는 말들을 들어보면, 내용이 복잡해서 가끔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요, 수많은 의견들 가운데서 가장 핵심이 되는 사안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답) 네, 여러 가지 쟁점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역시 유럽이나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국가의료보험 제도를 시행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문제가 핵심으로 생각됩니다.

(문) 미국의 의료 보험 제도는 민간 보험 회사가 주체가 되는 체계죠?

(답) 그렇습니다. 한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전국민의료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국민의료보험 제도 아래서는 모든 사람이 예외없이 보험에 가입하게 됩니다. 물론 보험 가입자는 매달 일정 액수의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고요, 국가가 의료비용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게 되죠.

(문) 그런데 미국에서도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같은 정부가 운용하는 보험 제도가 있지 않나요?

(답) 엄밀하게 구분을 한다면, 메디케어는 65살 이상된 노인들을 위해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이고요, 메디케이드는 소득이 낮은 가정에 대해 주정부가 제공하는 보험입니다.

(문) 그렇다면, 나이가 65살 미만이거나 저소득층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국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제도는 없는 셈이군요?

(답) 물론 각 주 별로 이런 저런 형태의 건강보험 제도가 있긴 합니다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국민의료보험제도가 없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 유세기간 중에 영어로는 UNIVERSAL HEALTH CARE라고도 부르는 전국민의료보험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었는데요?

(답) 네, 하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의료보험 제도를 만들긴 하되, 한국처럼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가입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약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가지고 있는 민간 보험회사의 보험이 좋으면 그 보험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아니면, 그마저도 싫은 사람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보험이나 민간 보험, 어느 곳에도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문)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입장에 변화가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1993년과 1994년에 걸쳐 당시에는 영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이 주축이 돼 추진되다가 좌초됐던, 전국민건강보험제도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말이 백악관 측에서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민간 보험이든 나라가 제공하는 보험이든 모든 사람이 의료보험에 가입하게 만들겠다는 그런 말입니다.   

(문) 이런 백악관의 움직임에 공화당 측은 벌써 확실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섰죠?

(답) 그렇습니다. 앞으로 백악관이 의회에 제출할 의료보험 개혁안은 상원 재정 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 상원 재정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10명 중 9명이 지난 8일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정부가 제공하는 의료보험 제도에 반대한다는 말입니다.

(문) 그런데 도대체 공화당 의원들이 이 국가의료보험 제도에 반대하는 이유가 뭘까요?

(답)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이유가요, 국민의료보험 제도는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큰 힘을 가진 정부가 민간 보험회사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공평하지 못하다는 그런 얘기죠.

(문) 이런 이유말고도, 전국민의료보험이 실시되면, 재원 마련을 위해서 세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 때문에 공화당 측에서는 전국민의료보험 제도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이 계산을 해보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료보험제도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 간 1조 5천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돈으로는 1800조원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돈인데요, 이런 거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세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 건강 보험 제도가 안고 있는 적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죠? 이렇게 적자도 줄이고, 국민의료보험도 실시할 재원을 마련할 길은 현재로서는 세금밖에 없기 때문에, 세금 인상이라고 하면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공화당 측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