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에 최근 북한 관련 뉴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국인 여기자 억류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더해 후계 문제까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따른 현상인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미국 언론들이 이렇게 자주 북한 관련 뉴스를 보도한 전례가 거의 없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 텔레비전의 경우 주요 뉴스 채널 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미국인들이 시청하는 아침 시사프로그램, 저녁 또는 심야 프로그램에서도 북한 관련 뉴스들을 자주 다루고 있습니다. 잠시 방송 내용을 들어보시죠.

) North Korea 란 단어가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군요. 그런데 끝에 들린 남성의 음성은 상당히 낯익은데요.  

답)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의 목소리입니다. "후계자는 내가 아니라 아버지나 3남 정운에게 물어보라"는 말인데요. 일본 언론이 인터뷰한 내용을 미국의 주요 공중파 언론들이 반복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죠. 

) 미국 언론들이 북한 관련 뉴스를 이처럼 많이 다루는 것은 물론 북한 정권의 잇따른 도발적 행동 때문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2차 핵실험 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움직임까지 보이는 북한 정부의 강경 기류를 자세히 전하고 있구요, 북한에 억류 중인 여기자들이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뒤에는 특사 파견 전망, 노동 교화소 실태 등도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3남 김정운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의 앞날과 김정운 개인을 조망하는 기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 일반 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언론들이 인권 등 북한 내부의 여러 문제들을 집중 보도하면서 새삼 북한의 어두운 현실에 접하게 될 기회를 갖게 될 것 같군요? 

답) 네, 과거에는 주로 핵 문제가 주를 이뤘기 때문에 안보 전문가들이 인터뷰 상대로 언론에 자주 등장했는데요. 북한 문제가 화두가 되면서 미 언론들은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 관련 책을 쓴 인권 전문가, 식량을 전달하는 인도주의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전반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황금 시간대에 방송하고 있습니다.

들으시는 음성은 국제 구호단체인 사마리탄스 퍼스의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엄 목사인데요. 그레헴 목사는 CNN방송의 한 시사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방북 체험기를 자세히 설명하며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들이 올 성탄절 안에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 미국 여기자들이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으면서 언론들은 특히 북한 내 수용소 실태에 주목하는 것 같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와 'ABC 뉴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주요 언론들이 9일 북한의 수용소 실태를 구체적으로 전했는데요. 이 언론들은 북한 15호 요덕 관리소 출신 탈북자 강철환 씨의 증언과 자서전을 소개하며 15~20만 명으로 추산되는 수감자들이 휴일도 없이 주 7일 하루 10시간에서 12시간 이상 혹독한 강제노동과 고문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LA 타임스' 등 일부 언론은 강제수용소의 내부 구조까지 그래픽으로 보여주며 수용소 운용 실태를 상세히 전했습니다.

) 북한 인권운동가들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널리 알릴 드문 기회로 반기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일부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여기자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 제기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과거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에 문을 두드리며 정치범 관리소 등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보도해 달라고 요청해도 거부 당하기 일쑤였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언론들이 앞다퉈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일부에서는 미국 언론들이 핵 등 안보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소한 북한 내부 문제를 다루면서 간혹 오보나 과장된 보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어떤 얘기입니까? 

답) 이번에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미국 여기자들이 좋은 예인데요. 저희 청취자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북한에는 관리소, 교화소, 집결소, 노동단련대, 꽃제비수용소 등 다양한 구금시설이 있지 않습니까?

) 그렇죠.

답) 그런데 미국의 많은 언론들이 노동교화형을 소개하며 교화소가 아닌 정치범 관리소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리소는 15호 요덕관리소의 혁명화 구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석방이 불가능한 '완전통제구역'으로 돼 있고 사상 재교육조차 없다고 관리소 출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는데요. 많은 미국 언론들이 교도소에 해당하는 교화소를 정치범 관리소와 같은 수용소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관리소에 관한 책을 집필한 데이비드 호크 미국북한인권위원회 상임고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관리소는 재판을 받고 가는 곳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호크 고문은 북한은 교도소 내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국제법과 달리 대부분의 수용시설에서 강제노동을 당연시 하고 있고, 교화소 생활 역시 옛 소련의 강제수용소인 'Gulag'을 연상시킬 만큼 혹독해 미 언론들이 이를 하나로 보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 끝으로, 북한 정부가 선고대로 두 미국인 여기자를 교화소로 보낼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답)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호크 씨 등 인권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국제 기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교화소 내부를 외국 기자들에게 보여줄 경우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북한은 올 12월 유엔 인권이사회로부터 4년 마다 실시하는 국가별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심사를 받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