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는 북한의 최근 동향과 후계 체제를 점검해 보는 특집방송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다섯 차례에 걸쳐 보내 드리는 특집방송, 오늘은 그 네 번째 순서로 북한의 3대 권력 세습 시나리오의 성공 전망에 관한 소식을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김정운에게 권력을 세습하기로 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사회의 구조상 3대 권력 세습이 예상 밖의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보도대로 김정운이 김정일 위원장의 뒤를 이를 후계자로 결정됐다면, 이는 권력 세대교체에 대한 압박에 따른 성급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탈북자 출신인 김광진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연구원의 말입니다. 

"굉장히 권력 세대교체에 대한 압박감이 심한 것 같고, 권력 교체가 불가피해지지 않았나 그런 느낌이 드네요. 김정일의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고 주변 권력계층이 교체됐을 때 생존을 모색해야 하니까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김정운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결정됐다 해도 공식적인 권력승계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김광진 연구원의 말입니다. 

"지금 사정이 굉장히 급박해서 내정 단계 정도가 되지 않을까. 공개적으로 다 유포시키고 국민들에게 다 알리고 하는 시간이 아니고요. 2012년 강성대국을 연다고 하지 않아요? 그 때 정도에는 어느 정도 공식화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군 해군분석센터 (CAN)의 켄 고스 외국지도부 연구 담당 국장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탄생 1백 주년을 맞는 2012년이 북한 내 권력승계의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많은 정치적, 경제적 운동의 목표를 2012년으로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올해 초 2012년을 이른바 '강성대국의 문을 활짝 여는 해'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비전 2012'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 수뇌부는 그 때까지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비롯한 경제난을 해결하고 후계체제 구축을 마무리 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운을 북한의 차기 후계자로 하는 3대 권력 세습에는 많은 문제가 따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2살 때인 지난 1964년 말단 직책인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원으로 출발해 아버지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30여 년에 걸쳐 후계 수업을 받았습니다. 반면 올해 26살인 김정운의 능력과 지도 능력은 아직까지 입증된 것이 거의 없으며, 3년 안에 후계자 수업을 마무리 짓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켄 고스 국장은 최근 북한 정부가 국방위원회를 강화한 것은 이런 문제점에 대한 대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의 권한을 크게 강화하면서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을 국방위원으로 영입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김정운이 실제 지도자로 능력을 확립할 때까지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적 지도체제에 참여하거나, 명목상의 책임자로 있는 방식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최근 공격적 행보가 김정운이 미래의 지도자 업적을 쌓도록 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운을 후계자로 하는 북한의 집단지도체제는 위기 상황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일이 사망하거나 무력화 될 경우 집단지도체제 내 다양한 세력 간에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이들은 김정운이 자신들의 권력 행사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그를 제거하거나 사라지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도 김정일 위원장의 불확실한 건강이 김정운으로의 권력승계 성공 여부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해 8월 뇌졸중을 앓은 것으로 알려진 올해 67살의 김정일 위원장은 이후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닉쉬 박사는 만일 김정일 위원장이 2~3년 안에 사망할 경우 김정운으로의 권력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경험이 많지 않은 김정운을 대신해 정책 입안과 승인이 집단지도체제로 이뤄질 텐데, 집단지도체제 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이 그들의 권력을 김정운에게로 쉽사리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미국의 외교 관련 민간 연구기관인 외교협회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폴 스테어스 박사도 북한에 관리된 승계(managed succession)가 이뤄질 것으로 예견하면서도, 실패한 승계(failed succession)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권력 승계 시나리오는 상호 대안적인 것이 아니며, 서로 연계돼 있다는 것입니다. 

스테어스 박사는 지난 1월 '북한의 급변사태 대비 (Preparing Sudden Change in North Korea)' 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현 정권이 새 지도부 아래서 권력을 이어가는 관리된 승계 (managed succession)와  파벌 간 권력투쟁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경쟁적 승계(contested succession), 그리고 강력한 지도자가 부상하지 못해 결국 국가의 기능 약화와 붕괴로 이어지는 실패한 승계(failed succession)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결국 김정운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정됐다 해도, 북한의 권력 승계가 진정으로 마무리되기까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많은 변수가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