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운을 후계자로 결정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은 1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북한 당국이 김정운을 후계자로 선정한 사실을 담은 외교전문을 자국의 해외주재 공관에 전달한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운의 후계 선정 사실을 담은 외교전문을 자국의 해외공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국가정보원의 구두 보고를 받았다고 2일 밝혔습니다. 

정보위 소속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와 관련해 2일 서울방송의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정원으로부터 전해 들은 북한의 후계 구도 움직임을 소개했습니다. 

"어제, 정부로부터 그러한 움직임이 있고 김정운을 내세워서 충성 맹세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일부 정보위 소속 의원들은 "정부가 김정운 승계를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고 북측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알려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 당국이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한 구체적 정황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25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3대 세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도 구체적인 후계자를 거명하진 않았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그러나 후계 구도와 관련해 확인된 내용이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운은 올해 25살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지난 2004년 암으로 사망한 김 위원장의 세 번째 처 고영희 씨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서 유학한 뒤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특설반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한 지도력과 승부욕을 지니는 등 김 위원장과 가장 닮아 세 아들 가운데 가장 총애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최근 김 위원장의 선군정치 찬양과 계승을 외치는 정치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국가정보원이 확인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후계자는 김정운으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해외공관이라는 것은 국내정책뿐만 아니고 모든 인물 관계에 있어서도 알리는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것은 공신력을 높일 뿐만 아니고 사실관계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아요."

일부 전문가들은 후계자 선정이 사실일 경우 김 위원장이 지난 2005년 후계 구도 공식 논의를 중단시킨 지 불과 4년 만에 내정까지 할 만큼 후계 문제를 빠르게 진행시킨 데 주목하고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 등 북한 내부의 조급한 사정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