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가방위군이 마약 조직과 연루된 고위 관료들을 무더기로 검거했습니다. 거액의 뇌물을 받고 마약 조직들을 보호하는 관료집단의 부패에 칼을 들이댄 것인데요. 멕시코 정부의 강력한 마약 근절 의지를 반영한 것이지만 마약과의 전쟁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문) 이번에 터진 마약 관련 부패 사건, 마약 조직이 얼마나 멕시코 사회 깊숙이 뿌리를 내렸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줬죠? 

답) 그렇습니다. 흔한 사회 문제 정도가 아니라 권력 내부 깊숙한 곳까지 마약 조직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검거된 고위 관료들의 면면을 보면 총 28명 중 현직 시장만 10명입니다. 나머지 18명 중에는 현직 판사와 경찰총수 출신의 주지사 보좌관도 포함돼 있구요. 마약 조직이 멕시코 관료사회와 얼마나 뿌리깊은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죠? 

문) 마약을 단속해야 할 당국자들이 오히려 마약 문제를 키웠다는 얘기군요. 고위층들이라 검거하기도 쉽지 않았겠군요. 

답) 예. 아주 힘든 과정을 거쳤습니다. 지난 2006년 12월부터 시작된 마약과의 전쟁 이래 마약 관련 최대 규모의 부패 사건이어서 더욱 그랬는데요. 따라서 검거 작전에도 많은 병력이 투입됐습니다. 연방 요원과 군인 2백여 명이 나섰습니다.  

문) 이들 관료들에 대한 검거가 이뤄진 곳도 마약전쟁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죠? 

답) 그렇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인 미초아칸 주와 그 외 주요 도시에서 이번 작전이 이뤄졌습니다. 미초아칸 주는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인 '라 파밀리아'의 본거지인데요. 2년 반 전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구요. 멕시코 국가방위군은 26일 미초아칸 주 모렐리아 시에 있는 주법무장관실, 그리고 다른 도시의 시청과 경찰서들을 급습했습니다.  

문) 그렇게 검거된 고위 관료들, 마약 조직과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인가요? 

답) 검거된 인사들은 대부분 정부 내 기밀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마약 조직 '라 파밀리아'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을 보호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마약 당국은 정부 관료들과 마약 조직 간의 이런 비밀스런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이들의 동향을 주시해 왔다고 합니다.  

문) 멕시코 당국이 마약에 연루된 내부 인사들을 겨냥해 오긴 했지만 이렇게 고위층까지 건드린 것은 처음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연방 정부가 나서서 주로 부패 경찰 관리들을 검거하는데 치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장만 10명을 체포하지 않았습니까? 이 정도 선까지 사정권에 포함시킨 것은 처음입니다. 멕시코 당국도 이 점에 고무돼 있습니다. 마약 조직이 법망을 무시하고 범죄를 일삼는 데는 정부 고위인사들의 비호가 필수적이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이들이 무더기로 검거되면서 마약 조직들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문) 물론 희망적인 소식이긴 한데 멕시코 마약 문제, 이런 작전 몇 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죠? 

답) 흔히 알려진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입니다. '마약의 온상'이라는 지적은 아주 온건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멕시코에선 지난 해에만 마약 관련 범죄로 7천 명 이상이 살해당했습니다. 이는 전 년보다 3 배 늘어난 것이구요. 

문) 마약과의 전쟁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실제 전쟁과 별 다를 바가 없군요. 

답) 그 뿐만이 아닙니다. 피해자 중 2백여 명은 목이 베이거나 시신이 토막 난 채 발견됐습니다. 범죄의 잔혹성은 전쟁 이상일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그 대상도 경찰, 시장, 기자, 가리지 않는 살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약 범죄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히는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실제로 지난 해 인구 1인당 희생자 수가 이라크 바그다드의 3.4배에 달했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만 하죠. 멕시코에서는 일상처럼 벌어지는 마약 관련 폭력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정말 심각하군요.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멕시코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과연 실효성이 있겠는가, 그런 의문이 제기되는 것 아닙니까? 

답) 예.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습니다. 희생은 엄청난데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이미 수많은 마약 조직들이 사회 깊숙이 뿌리를 내린데다, 이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고 마약 조직을 보호하는 관료집단의 부패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극심한 빈부 격차 때문에 빈곤층 청년들이 마약 조직을 일종의 탈출구로 여긴다는 점 역시 멕시코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