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제재를 통한 대북 압박의 성패 여부가 중국에 달려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인데요, 중국의 대북 영향력과 한계를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두 번째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북한의 최대 동맹국인 중국 정부의 역할이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베이징 당국이 북한 핵실험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지난 2006년10월 북한의 첫 번째 핵실험 직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미-북 간 직접대화와 6자회담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 핵 문제는 지난 몇 년 간 6자회담을 중심으로 해결 방안이 모색돼 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스팀슨센터의 중국 전문가인 앨런 롬버그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북한 핵실험 사태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2가지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정치, 군사적으로 중국은 북한의 최대 후원국이자 동맹국입니다. 또 중국은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입니다. 중국은 북한 무역의 70%를 점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석유의 90%, 소비재의 80%, 그리고 식량을 공급합니다.  

따라서 중국처럼 북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고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자문관을 지낸 폴 챔벌린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챔벌린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에 석유와 식량을 비롯한 각종 물자를 공급하는 최대 후원국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베이징 당국이 북한 핵 문제를 놓고 상반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인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더글러스 팔 부원장은 지적했습니다. 

팔 부원장은 중국은 한편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핵 문제로 인해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국 정부의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서재진 원장은 현재 베이징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중시하는 '전략파'와 평양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전통파'가 갈등을 빚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전략파 인사들은 북한의 핵실험을 유야무야 넘어갈 경우 남한은 물론 일본과 타이완마저 핵 개발에 나서 동북아시아에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 도미노 현상'이란 한 나라가 핵무장을 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웃나라들이 줄줄이 핵 개발에 나서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 대해 3년 전과 비슷한 선택을 할 공산이 크다고 말합니다. 즉,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을 살리면서 실제적인 대북 제재는 하지 않는 것입니다. 동시에 막후에서 미-북 대화를 촉구한다는 것입니다.  

앨런 롬버그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을 강한 어조로 비난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적인 대북 제재는 망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3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해 핵실험을 강행했을 공산이 큽니다. 또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도 현 시점에서는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전문가인 더글러스 팔 부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해 일정 정도 대북 압박을 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팔 부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또다시 대북 석유 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03년과 2006년에 북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대북 석유 공급을 며칠 간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