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지난 시간에 석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는 얘기를 해드렸죠? 요즘 미국은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것을 깨닫고 석유 소비와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와 관련해 바락 오바마 행정부, 중요한 정책을 발표했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자동차 연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대기가스를 줄이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정책에는 획기적인 항목들이 많이 포함됐죠? 

(답) 그렇습니다. 먼저 연비에 대한 항목이 가장 눈에 띄죠? 이 연비라고 하는 것은 자동차가 휘발유 1 리터를 써서 얼마만큼이나 달릴 수 있느냐를 표시한 수치인데요, 이번 자동차 연비 대책을 보면 2016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리터당 14.88 km를 달릴 수 있어야 하고요, 보통 자동차보다 큰 트럭은 리터당 12.75 km를 달릴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는 현재 수준의 연비보다 30% 정도 상향된 수치입니다.

(문) 자동차 연비가 향상되면, 당연하게 휘발유 소비량도 줄어들겠죠? 

(답) 물론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정책이 순조롭게 실행되면, 앞으로 5년에 걸쳐 판매되는 차량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모두 18억 배럴의 석유가 절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8억 배럴이라고 하면 2008년에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 리비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나이지리아에서 수입한 석유를 합한 것보다 많은 양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고요, 약 9억 톤의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고요, 석탄으로 운영되는 화력 발전소 194개를 폐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군요.  

(문) 그런데 미국 정부가 전국적으로 적용될 연비규제 조치를 마련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 네, 현재 법적으로 자동차 연비와 대기가스 배출양을 규제할 권한을 지니고 있는 곳은 연방정부입니다. 미국은 지난 1973년 에너지 파동이 일어난 후에 에너지 보호법을 만들어서 자동차 연비와 대기가스 배출 기준을 정한 바 있죠?    

(문) 그런데 이런 규정이 만들어진 직후부터 연비 기준과 대기가스 배출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나 환경 보호 정책을 강화하길 원하는 몇몇 주 정부에서는 연방 정부 측에 자동차 연비와 대기가스 배출을 규제할 권리를 넘겨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었는데요, 연방 정부는 매번 이런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문) 일부에서는 자동차 업계가 연방 정부에 공작활동을 펼쳐서, 자동차 연비 기준이 강화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와중에 2000년대 들어 캘리포니아 주가 자동차 연비 개선을 포함한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면서 주목을 받게 되죠? 

(답)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전임 주지사인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 시절부터 자동차 연비와 대기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펼쳐왔습니다. 특히나 아놀드 슈와제네거 현 주지사는 친환경 정책에 미온적인 공화당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환경 규제 강화에 앞장섰는데요, 이런 노력이 마침내, 올해 3월, 캘리포니아 주가 자체적으로 자동차 연비와 대기가스 배출을 규제할 수 있다고 연방 환경보호국이 결정함으로써, 결실을 맺었죠. 

(문) 캘리포니아 주의 이런 노력이 또 이번에 연방 정부가 한층 강화된 기준을 내놓는 데, 밑거름이 되는 것으로 보이네요. 그런데 강화된 기준을 충족시키는 자동차를 사려면, 자동차 한 대당 1천 2백 달러 정도를 더 내야 한다는데, 소비자들의 불만은 없을까요?  

(답) 살 때 돈이 더 들더라도, 차를 몰면서 절약되는 돈이 약 2천 8백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해 살 때 다소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곧 그 비용을 뽑게 되고요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된다는 말입니다 

(문) 자, 관련 기관의 조사를 보니까요, 이번 규제 조치를 이행하려면 오는 2015년까지 자동차 산업계가 매년 5백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도 차가 팔리지 않아서 회사 문을 닫느니 마느니 하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던데요?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 미국 자동차 회사의 최고 경영자들도 참석을 했습니다. 이를 보면 일단 외형적으로는 미국 자동차 업계도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지지는 어쩔 수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이런 규제를 막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파산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휘발유가 엄청나게 소모되는 대형차를 주로 생산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죠? 이런 상황에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방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가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됩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에 빠진 시점에서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여, 업계의 저항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군요? 그런데 과연 이들 자동차 회사들이 2016년까지 정부가 규정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는 있을까요? 

(답) 물론입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자동차 업계의 기술 수준으로 볼 때 2016년까지 정부가 규정한 수준까지 연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실지로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토요다와 혼다는 이번에 미국 정부가 정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차를 이미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도 조금만 노력을 하면 정부가 요구한 차량을 정해진 시간까지 생산해 낼 수 있다고 봐야겠죠. 

(문) 오바마 대통령, 정치력을 발휘해서 이번에 획기적인 조치를 내놨습니다. 이번 정책 그대로 잘 실현이 돼서, 좋은 결과를 맺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