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한국 기업들 대부분은 북한 당국이 요구하는 근로자 임금 인상과 관련, 적자가 해소된 뒤에나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측의 개성공단 관련 계약 무효화 통보와 관련해 한국 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단 철수 주장에 대해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부분은 현재 적자 상태에 놓여 있으며, 북한이 요구하는 임금 인상 등은 적자가 해소되면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0일 서울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고 협회가 개성공단 입주기업 1백1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달 25일에서 30일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협회 유창근 부회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북한의 통행제한 등 외부요인으로 사업 차질이 생기면서 개성공단 기업들이 매출액보다 생산원가가 평균 26% 정도 높은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며 " 이를 이기지 못해 병원에 입원한 업체 대표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은 55.1 달러로 낮은 편이지만 사회보험료, 식대, 간식, 버스비, 물품비용 등을 포함하면 월 1백10-1백12 달러가 투입된다고 설명하고 이 액수는 68-88 달러인 베트남이나 1백 달러 정도인 중국의 랴오닝성, 80 달러 수준인 안후이성 보다도 높다고 밝혔습니다. 

유 부회장은 북한 당국이 중국의 상하이 등 발전된 지역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내륙의 단가는 매우 낮습니다, 베트남도 하노이, 호치민을 제외한 지역은 매우 낮습니다. 대부분 개성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북한에선 중국 상하이 기준이라든가 이런 것만 조사를 해서 터무니없이 낮다고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협회 측은 또 "개성공단의 1평방미터당 건축비가 3백94 달러에 달해 1백22 달러인 중국과 65 달러 수준인 베트남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북한이 토지 사용료를 조기에 부과할 경우 정상가동 단계에 이르지 못한 입주기업들은 건물 외 비용 부담이 추가돼 투자가치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협회 이임동 사무국장입니다. 

"개성 같은 경우는 남측의 원자재를 다 구입해서 들어가야 됩니다. 그런데서 차이 나는 인건비라든지 원부자재 값이라든지 남측 물가가 반영이 된 거죠, 거기에 원부자재 이동하는 물류비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비싼 거죠." 

협회는 "북한이 임금 등 새 조정안을 통보하기 전에 통행 통신 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와 주재원 신변안전 보장 등이 해소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해 경제 논리에 기초한 합리적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 내 남북경협 전문가들은 하지만 북한이 새 최저임금선으로 1백50 달러에서 2백 달러 정도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이 입주기업 측과 비공식적으로 임금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수준의 임금을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 측 요구 수준이 이 정도라면 입주기업들이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기업들이 대체적으로 1백10 달러 정도 까지만 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경쟁력은 좀 있다고 판단하거든요. 그래서 1백10 달러 정도면 괜찮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선 우리 기업들이 도저히 경쟁력이 없는 상황이죠."  

입주기업들이 이같이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정치권 등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성공단 철수 주장과 관련해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정부는 철수를 전혀 현재 고려하지 않고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 지원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는 점을 말씀을 드리고…"  

통일부는 이와 함께 지난 1월에서 4월 개성공단 남북교역액 규모가 2억2천1백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의 2억2천2백만 달러 보다 0.45%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절대적인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입주기업 수가 지난 해 4월 69개에서 올 4월 1백4개로 51%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개성공단 사업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됩니다.